◆ 수도권 경매 진행건수 4년만에 최고
14일 부동산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경매진행건수는 8만4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 12만5407건 이후 4년 만의 최고 기록이다. 수치상으로는 2006년이 2010년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2006년과 2010년의 상황은 판이하게 다르다. 2006년에 경매물건이 많았던 것은 금융권의 채권 회수를 신속하게 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발효된 특별법인 '송달특례법' 때문이었다. 즉 금융권의 밀어내기 식 경매 신청이 쇄도했던 탓이었을 뿐 경기침체로 인해 경매물건이 넘쳐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했을 때 올해 부동산 불황의 깊이의 심각성은 최고조에 달했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반면 전국적인 물건수는 작년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전국 진행건수의 합계는 29만1711건인 반면 올해는 25만5000건으로(추정치) 가량이 될 것으로 보여 작년 대비 12~13%가량 줄어들었다. 이는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는 것에 비해 지방은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이 유지되면서 지방의 경매물건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 6년만에 최저
올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평균 79.2%를 나타내 지난 6년 사이 낙찰가율 중 가장 저조했다. 아파트에 대한 가격 상승에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해 응찰자가 대폭 감소했다. 입찰은 여러 번 유찰된 싼 물건을 중심만 이루어졌으며, 보수적인 낙찰가로 입찰에 임했기 때문이다.
◆ 지방 > 수도권, 낙찰가율 역전현상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불황 속에서 일부 지방은 아파트 매매가가 상승하면서 지역별 온도차이가 나타났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시장 대 지방 시장을 비교하면 낙찰률, 낙찰가율, 평균응찰자수 경매시장의 3대 지표 모두 오히려 지방이 더 높아 역전된 현상을 보였다.
낙찰률은 경매 진행건수 중에 낙찰된 건수의 비율을 의미하는 것으로 부산은 1월부터 10월까지 11개월간 평균 62.2%를 기록했다.
이는 10건의 물건이 경매되면 그중 6건 이상이 낙찰된 것을 뜻하며,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대전, 광주, 대구 지역도 50% 전후로 집계돼 평균적으로 경매진행물건의 절반 가량은 낙찰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30%대에 머물러 저조한 낙찰률을 보였고 이는 일반 시장에서 거래가 부진했던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이며, 이 지표에서도 부산과 대전은 2010년 평균적으로 90%를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부산의 경우 올해 월평균 아파트 낙찰가율이 100%를 상회하는 경우가 3개월이나 됐다. 즉 12달 중 1/4은 감정가를 넘겨서 낙찰됐다는 것이다.
이어 광주, 울산, 대구, 인천, 서울 순으로 나타났으며 경기도가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평균응찰자수에서도 지방에 더 많은 응찰자가 몰리며 7대 1이 넘는 치열한 경쟁 끝에 낙찰이 된 반면 서울과 경기도는 5대 1에 불과했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올해는 낙찰가가 형편없이 낮았는데, 헐값에 낙찰 됐다는 말을 뒤집으면 좋은 값에 매수가 가능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올해 낙찰 받은 사람에게는 향후 수익률이 높았던 해로 기억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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