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비오(Leveraged Buy Out)는 기업매수자금을 매수대상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한 차입금으로 조달하는 방법으로, 현대그룹에 대한 의혹은 나티시스 은행에서 받은 1조2000억원의 대출금이 현대건설 자산을 담보금 조건으로 걸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다른 사람의 돈을 빌려 기업을 매수하는 수단으로 적은 자본으로도 기업매수가 가능하지만 거액의 차입을 수반하기 때문에 기업매수 후에는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저하돼 신용위험이 높아진다.
이 의혹은 “프랑스 국책은행에 해당하는 나티시스가 아무런 담보 없이 1조2000억원을 대출해 줄 수 없다”는 상식에서 출발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총자산 33억원의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이 신용 하나로 ‘무담보, 무보증, 무연대보증’으로 1조2000억원을 빌렸다는 것인데, 이것이 상식적으로 가능하냐”고 반문했다.
이는 현대그룹이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에서 빌린 1조2000억원의 대출금 관련해 현대건설 채권단에 지난 3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확인서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이에 따라 ‘승자의 저주’로 비롯된 현대그룹의 인수자금 출처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측은 가능성을 일축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그건 불법이다. 의혹을 제기하는 측에서 부풀리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나티시스 은행측 자금과 동양종금측 자금을 더하면 2조원인데, 이 정도를 현대그룹에서 마련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에 무리수가 있기 때문에, 의혹을 제기하는 쪽에서 엘비오를 거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 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그룹의 자격 시비 등에 대해 오는 17일 주주협의회를 열어 최종 안건을 확정하고 21~22일께까지 채권금융회사들의 서면 동의 등을 거쳐 현대건설 매각 관련 문제를 매듭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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