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업계 대형마트인 까르푸(중국명 자러푸(家乐福))와 중국의 대표적인 식품업체 캉스푸(康师傅)가 치열한 라면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매체들은 16일 까르푸 매장에 캉스푸의 라면제품이 자취를 감췄으며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캉스푸는 중국 라면시장에서 56%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업체다. 또한 까르푸 역시 전세계 2위의 대형 유통업체로 중국에서도 상당한 마켓파워를 지니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캉스푸가 지난달부터 라면가격 인상을 통보하면서부터다. 캉스푸는 10% 가격인상을 요구했지만 까르푸측에선 “다른 대형마트와의 가격 경쟁에서 차별화를 가져야 한다”며 요구안을 거부했다. 이로 인해 캉스푸는 까르푸에 라면공급을 끊은 상태다.
이에 따라 현재 허베이(河北), 충칭(重庆) 등의 까르푸 매장에선 캉스푸 제품이 품절됐으며, 다른 지역 매장 역시 재고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양측은 계속 협상을 진행중에 있지만 입장차가 워낙 확연해 쉽사리 합의에 이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캉스푸측은 이번 마찰은 상품가격인상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캉스푸측은 “까르푸측이 우리에게 볼륨인센티브(판매량에 따라 지급하는 보수액)를 대폭 높일 것을 요구해 왔고, 우리가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가격을 문제삼고 있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또한 “라면은 원가상승 압박이 크기 때문에 과거가격으로 공급하기는 어렵다”면서 “까르푸가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까르푸 역시 “더이상 공급상과 소모적인 논쟁을 하고 싶지 않으며 캉스푸는 건설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통화팽창압력으로 인해 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스의 유통업체와 중국의 제조업체가 소비자들을 볼모로 각 분야 간판격 대표 기업으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벌이는 ’중불전쟁’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까르푸와 캉스푸간의 대립이 격화됨에 따라 당분간 개선될 여지는 없을 것으로 예측해 소비자들의 불편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아주경제 = 조용성 베이징 특파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