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치킨 좀 비싸다" 발언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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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1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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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위 ‘가격담합’ 조사 가속화 전망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한 대형마트의 저가 치킨 판매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판매 중단으로 일단락된 듯 했던 치킨 값 논란에 다시금 불이 붙고 있는 것이다.
 
 16일 청와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오후 서울 반포동 공정위 청사에서 열린 공정위의 내년도 업무추진계획 보고에 앞서 참석자들과 비공개 환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롯데마트의 5000원짜리 ‘통큰치킨’ 판매 논란에 대해 “영세상인들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싼 치킨을 먹을 수 있는 소비자의 선택도 중요하지 않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공정위 관계자들을 통해 전해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나도 2주에 1번 정도 치킨을 사 먹는데 좀 비싸다는 생각을 한다”며 “‘통큰치킨’ 판매를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대통령 발언의 파장을 감안한 듯 진위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는 상황. 통상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있었던 대통령 발언은 확인해주지 않는다”는 방침에 따른 것으로 보이나, "정부가 민간기업의 가격정책에까지 직접 간여하는 것으로 비칠 경우 자칫 이 대통령이 내년도 정부정책 방향의 하나로 제시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함께 반영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대통령은 이날 지식경제부 등으로부터의 업무보고에서 “정부가 동반성장에 간섭하면 한계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선 이날 공정위 업무보고에 배석한 정진석 정무수석이 앞서 ‘통큰치킨’ 논란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는 점에서 관련 대화가 실제로 오갔을 개연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수석은 ‘통큰치킨’ 판매가 시작된 지난 9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롯데마트가 튀김 닭 1마리를 5000원에 판매 중인데, 생닭 1마리당 납품가격이 4200원, 튀김용 기름·밀가루 값을 감안하면 1마리당 원가가 6200원 정도”라며 “결국 닭 1마리당 1200원 정도 손해를 보고 판매하는 것(인 만큼) 영세 닭고기 판매점이 울상을 지을 만하다”고 지적했다.
 
 당시에도 청와대 측은 “정 수석의 글은 개인 의견일 뿐이다”며 선을 그었으나,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는 “물가안정에 기여하고자 했을 뿐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에 역행하려는 뜻은 아니었다. 시간을 주면 잘 해결하겠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정 수석에게 보냈고 이어 롯데마트는 16일부터 ‘통큰치킨’ 판매를 중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치킨 값에 대한 ‘소비자 권리’을 거론하자 일각에선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담합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성남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또래오래, BBQ, 교촌, 굽네치킨, 오븐에빠진닭 등 상위 5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가격담합 의혹을 제기한 바 있으며, 이에 공정위는 해당 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공정위 업무보고에서 “어느 한쪽만 보면 다른 쪽은 불공정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공정위는 공정한 관계를 더욱 확대해나가야 한다”면서 “대·중소기업, 기업과 소비자 등 여러 계층 간에 공정하고 투명한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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