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우선... '동북아 신냉전' 원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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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1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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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상민 동아시아연구원 중국연구센터 부소장

북한의 연평도 포격 후 중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중국의 외교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연평도 사건이 일어난 지 5일 만인 지난 10월27일 급히 방한해 이명박 대통령과 회담하고 이어 11월 9일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이렇듯 중국의 발 빠른 움직임의 이면에는 천안함 사건에 연이어 발생한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유지”라는 중국

의 대 한반도 정책목표를 크게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동북아 정세 불안이 한미일의 군사동맹을 강화함으로써 향후 중국의 안보전략에 결코 이롭게 않게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현 상황에서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동아시아에서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며 이는 중국이 그동안 구사해 왔던 평화로운 국제정세 속에서의 경제발전이라는 전략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중국은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미국과의 환율분쟁, 천안함 사건 처리 둘러싼 한미일 3국 및 서방국들 간의 견해 차이, 센카쿠-댜오위다오에 대한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 등 주변국들과의 빈번한 마찰을 빚어 왔다.

중국은 지난 30여년 동안 '도광양회(韜光養晦)'를 주요 대외전략으로 구사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주변정세에 대응한 과정에서 드러난 중국의 태도는 자신을 숨기고 때를 기다리기 보다는 일면 주변국 간 갈등을 초래하더라도 자국의 이익을 보다 적극적으로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과 관련해 중국이 그동안 취해 온 입장과 움직임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도발의 책임을 묻고 이에 대한 중국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은 자국이 주도하고 있는 6자회담만이 한반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대외정책의 흐름은 중국인들의 전반적인 정서를 일면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동아시아연구원(EAI)이 실시한 중국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인의 83.1%가 국가 자긍심을 가지고 있으며, 장래에 중국이 미국에 버금가는 세계 리더국가가 될 것으로 생각하는 중국 국민 역시 71.8%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중국인들의 대다수가 중국의 경제적 부상과 중국의 국가 위상에 대한 자신감과 강한 국가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장래에도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역할이 확대되는 것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 정부의 최근 몇 년 간의 적극적인 대외정책은 이러한 중국인의 보편적인 정서를 반영한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주변국들의 적극적 외교에 대한 위협감은 커졌으며 더욱 강해질 ‘미래중국’에 대한 우려 또한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관심은 향후 중국의 대외정책이 어디로 향할 것인가에 쏠린다. 중국의 향후 대외정책의 방향을 전망하는 데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중국의 최상위 국가목표이다.

중국의 최대의 국가목표는 여전히 경제발전에 있다.

중국의 최고지도자들은 여전히 중국이 몸집은 크지만 아직 강건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경제의 체력을 키우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향후 중국의 대외정책은 경제발전을 희생하면서까지 세계적 차원에서나 동아시아 차원에서 미국과의 패권 다툼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주변국과도 갈등보다 상호협력을 우선하는 대외정책을 펼쳐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를 놓고 본다면 이번 북한의 연평도 사건은 중국에게는 동아시아에서 신냉전 형성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외교정책의 방향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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