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커 "北 핵 시설 가동 능력 우려된다"

  • 헤커 "北 핵 시설 가동 능력 우려된다"

 "북한이 핵 시설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앞서 지난달 9∼13일 북한을 방문해 영변의 우라늄 농축 공장을 시찰하고 돌아온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은 16일 보도된 러시아 관영 일간지 '로시스카야 가제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 영변 우라늄 농축 공장을 가동해 얻은 연료로 경수로를 가동하는 것은 상당히 복잡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달 방북한 헤커 박사 등 미국 핵 전문가들에게 영변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여주고 이 시설이 핵무기 제조가 아니라 전력 생산을 위한 경수로용 연료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헤커 박사는 영변 핵시설을 둘러본 얘기를 상세히 전하며 이 시설의 안전 문제에 대해 "그냥 우라늄만을 농축하는 시설은 그렇게 복잡한 게 아니며 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경수로를 가동해 전력을 생산하려 할 때 복잡해진다"며 "북한인들이 상당히 새로운 이 기술을 어떻게 다룰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박사는 이어 "서방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북한이 핵 시설을 러시아나 중국의 도움을 얻어 건설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원자로 자체는 스스로 건설하고 원심분리기는 전 세계에 퍼져있는 조력자 망(網)의 도움을 얻어 제작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이 그렇게 빨리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앞서 다른 곳에서 같은 작업을 해오고 있었을 때만 가능한 일"이라며 북한 내에 또 다른 우라늄 농축 시설이 존재할 것이라는 최근 미 국무부와 일부 핵 전문가들의 주장을 반복했다. 

    박사는 "영변 시설이 그렇게 빨리 지어졌다는 것은 원심분리기를 올해 이곳으로 옮겨왔기 때문이라는 것이 현재 나의 결론"이라며 "이는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유사한 시설이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헤커 박사는 이어 북한이 핵 분야에서 이란과 협력한 사실을 보여주는 위키리크스 자료 공개에 대해 언급하며 "북한에서 내가 본 것은 북한이 이란보다 핵 기술이 훨씬 앞서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핵폭탄 제조 능력에 대해 "북한인들은 핵 폭탄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한 지식은 갖고 있다"며 "그러나 2006년과 2009년 핵실험 결과를 근거로 볼 때 아직 고도의 소형 핵무기를 만들 능력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자신을 초청한 이유에 대해 헤커 박사는 "무엇보다 나와 함께 간 다른 동료 2명이 북한과 좋은 관계를 맺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4년부터 거의 매년 북한을 방문했고 지난 11월 방문은 7번째였기 때문에 북한인들이 우리를 신뢰하는 것 같다"며 "물론 북한이 우라늄 프로그램을 국제사회에 공개하는데 우리를 이용하려는 목적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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