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은 5m 떨어진 곳에서 봐주세요. 먹이를 주거나 만져도 안됩니다"
17일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 우제류(偶蹄類) 동물 우리로부터 5m 떨어진 지점에 접근금지 띠가 처져 있다.
동물 구경을 온 어린이들은 아쉬움이 가득한 눈으로 갖고 온 먹이를 다시 가방 속에 집어넣었다.
경북 안동에서 시작한 구제역이 지난 16일 경기도 파주까지 상륙하면서 정부가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올리면서 동물원도 비상이 걸린 것.
우제류 600여마리를 사육하는 서울대공원은 구제역 발생 시 매뉴얼에 따라 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일반 관람객이 드나드는 정.후문 입구에 발바닥 소독용 소독포를 깔아놓았다.
또 관광객이 들어오기 전 방역 차량을 이용해 전 관광로에 소독약을 뿌리는 한편, 동물원 내 진입하는 전 차량에 대해서 24시간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
기린 먹이주기 등 관광객이 동물을 직접 만지는 프로그램은 전면 취소됐다.
서울동물원 방역팀 관계자는 "날이 추워 소독약이 뿌리는 대로 얼기 때문에 방역에 어려운 점이 많다"며 "소독포에 염화칼슘을 뿌려 얼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낙타 등을 다수 보유한 용인 에버랜드 동물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에버랜드는 매일 수차례 동물원 출입구 발판과 동물원 내 차량을 소독하고 출근하는 직원들은 분무기 소독약으로 손을 씻도록 의무화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겨울이라 먹이주기 프로그램은 없어 관광객과 동물이 직접 접촉할 기회가 다행히 별로 없다"며 "동물원과 가까운 지역으로 구제역이 확산되지 않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원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국립종축원)은 일부 직원 출퇴근을 자제시키는 등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현재 국립축산과학원에는 구제역과 관련된 우제류 4959마리, 조류인플루엔자와 관련된 가금류 1만9598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구제역 위기경보수준이 '경계' 단계로 격상되면서 축산원 내 직원들의 출퇴근을 최소화하고 한 마리에 수십억원에 달하는 인공장기 생산용 가축을 사육하는 직원들은 원내에서 자체 숙박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농진청은 3km 이내 축산농가에 대해서는 2일에 한 번, 3~10km 축산농가는 2주에 한 번씩 분무살수 등 방역작업을 실시하는 한편, 홈페이지 등에 구제역 리플렛을 게재하고 축산농가들이 자체 방역에도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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