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북한의 포격 이후 경계강화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해병 연평부대 장병들은 북한의 추가 타격 위협에 한층 경계를 높이고 있다.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흙을 담은 마대로 방호 진지를 보강하고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추는 등 장병의 안전보장과 전투력 향상에 만전을 기했다.
장병들은 특히 만일의 경우 K-9 자주포를 사격 명령 후 5분 안에 쏠 수 있도록 대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비사격 연습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지난번 우리 군의 K-9 자주포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을 만회하기 위해 장병들이 계속 연습 중"이라며 "현재 군인들의 긴장감이나 전투의지가 상당히 고양돼 있다"라고 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내일도 시계가 나쁠 것 같아 사격 훈련은 어려울 것 같지만 예정기간이 21일까지이니 분명히 사격 훈련은 한다"라고 강조했다.
연평면사무소는 북한의 추가 도발 시 주민들의 안전한 대피를 유도하기 위해 대피소별 담당 공무원을 지정하는 등 사전 준비 작업에 집중했다.
대피소 내 난방기구를 점검하고 바닥의 한기를 막고자 스티로폼도 보강했다.
또한 유사시 직원들 간 신속한 의사소통에 필요한 무전기의 통신 상태나 경보기 시스템도 다시 한번 점검했다. 방독면 190개도 필요하면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뒀다.
주민들은 19일부터 경기 김포의 미분양 아파트로 임시 거처를 옮기는 데다 우리 군의 사격 훈련에 북한이 강력한 대응으로 맞선다고 하자 속속 섬을 떠났다.
섬을 나가려고 당섬부두에 나온 안모(48.여)씨는 "집 정리하러 들어왔는데 포 사격을 한다고 하니까 밖(인천)에서들 나오라고 한다"며 "이사도 해야 해서 반찬거리 좀 챙겨서 나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방영호(65)씨는 "사격훈련이 연기됐다는 데 사실이냐. 사격 훈련은 매년 하는 건데 북한이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며 "김포로 이사하고 사격 훈련이 끝나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면에 따르면 이날 여객선을 타고 섬을 나간 주민은 모두 32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들어온 주민은 13명에 불과했다. 이로써 현재 섬에는 97명의 주민만이 남았다.
한편 이날 섬에 들어온 사람 중에는 연평도로 자대배치를 받은 해군과 해병 신병들도 눈에 띄었다.
연평부대에 지원배치를 받은 해군 박승빈(20) 이병은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면 아무 일 없이 지내다 제대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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