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주민, 찜질방에서 임시거쳐로 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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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0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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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평도 주민, 찜질방에서 임시거쳐로 이주

"여기보다야 낫겠지 하는 기대를 갖고 찜질방을 떠나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지난달 23일 북한군 포격으로 폐허로 변한 연평도를 떠나 어느덧 1개월 가까이 이어져온 연평 주민들의 찜질방 피란생활도 19일로 끝을 맺는다.

   이날부터 인천시 중구 찜질방에서 임시거처인 경기도 김포시 LH아파트로 떠나는 연평도 주민들은 찜질방 생활을 마무리한다는 후련함과 제2의 임시거처 생활을 걱정하는 마음이 교차하는 듯했다.

   보자기로 담요를 싸고 있던 박두찬(59)씨는 "찜질방에 도착하자마자 걸린 감기가 아직도 낫지 않고 있고 밤에 잘 때 마음대로 옷을 벗지 못해 불편했다"라며 "아파트에 입주하고 나면 여기보다 낫겠다 싶어 떠나는 마음이 홀가분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명재(37.여)씨는 "임시거처 이주 문제로만 27일을 끌다니 답답한 마음뿐이다"라며 "다른 인천시민들이 '빨리 연평도로 복귀하면 되지 돈 벌려고 하는 수작'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왜 이런 소리까지 듣고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씨는 이어 "김포 아파트가 여기보다 나을 것이라고 믿고 떠나지만 시와 정부가 연평도 복구와 피해 보상에 손 놓고 있을까봐 걱정스럽다"라고 말했다.

   백군식(73)씨는 "임시거처 이주 날짜가 당초 15일에서 17일로, 또다시 19일로 계속 미뤄지니까 정말로 오늘 떠나는 것이 맞는지 믿기 힘들다"라며 불신을 드러냈다.

   백씨는 "아파트로 가더라도 섬에서 김 매고 굴 따던 주민들이 동.호별로 분산돼 2개월 동안 사는 것이 '창살 없는 감옥살이'가 될까봐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인천시와 연평주민비상대책위원회는 아파트 입주를 희망하는 연평도 주민 1천46명 전원이 이날부터 김포 양곡지구 미분양아파트로 입주를 시작하기로 지난 17일 합의했다.

   주민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인천 찜질방을 떠나 김포 아파트에 도착한 후 앞으로 2개월간 이곳에서 살게 된다.

   제2의 임시거처는 정해졌지만 앞으로 연평도 현지 복구와 안보관광지 조성, 생업 피해 보상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 있다.

   연평주민비대위 관계자는 "이제 시작이나 마찬가지"라며 "비대위는 연평도 재건 사업에서 주민과 비대위가 희망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효율적인 생업 피해 보상이 이뤄지도록 업종별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겠다"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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