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범 거주지 정보 제공은 '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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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1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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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성폭력 범죄자의 집 사진과 인근 지역 정보를 지역 주민에게 제공하는 법안 개정안에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 침해라고 반대 입장을 표명해 주목된다.
 
 인권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 특례법)’ 일부 개정안이 성폭력범 가족과 인근 주민의 인격권,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도입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인권위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 표명 요청을 받아 올해 9월 이 개정안의 인권 침해성 검토에 착수했고 이달 16일 상임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의결했다.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 등 국회의원 20명은 성폭력범의 거주지 주소를 지역 주민에게 우편으로 고지하도록 된 현행법 조항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주소를 번지까지 명기하고, 집의 사진과 인근 지역 정보 등 일반인이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첨부해 고지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올해 7월 발의했다.
 
 인권위는 “성폭력범의 가족과 인근 주민의 인격권이나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명백하지만, 이 개정안에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없다”고 권고 이유를 설명했다.
 
 제공하는 자료의 범위가 ’거주 지역 인근에 대한 정보 등‘으로만 명시된 점도 내용이 불명확하고 자의적인 법 해석을 가능하게 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또 상세 주소를 고지하도록 하는 현행법 조항에 대해 “현행법상 고지되는 다른 정보로도 신원 확인이 가능하고 가족에 대한 인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고지되는 주소를 읍ㆍ면ㆍ동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올해 4월 제정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신상 공개 및 고지 대상을 아동ㆍ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에서 모든 연령 대상의 성폭력범으로 확대하고, 이들의 이름과 나이, 상세 주소 등 신상을 성폭력범 거주 지역의 19세 미만 자녀가 있는 가구에 우편으로 고지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
 
 인권위 관계자는 “성폭력범의 신상 고지 목적은 범죄자 개인의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재범을 방지하는 데 있는데, 개정안 내용은 그 가족까지 범죄의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점에서 ’실질적 연좌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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