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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8시간30분간 마라톤 난상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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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2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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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북에 대한 ‘규탄’ 용어 절대 사용 불가”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19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한반도 긴장 고조와 관련된 긴급회의는 8시간30분 동안 서방국과 중국·러시아 간 난상 토론으로 이어졌다.

한 서방 외교관은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지만, 결론은 예상대로 였다”고 말했다.

당초 러시아의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 요구가 무리였다는 것.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민간인 2명이 사망하는 상황에서도 북한을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해 안보리 회의가 소집되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의 포사격 훈련을 이유로 회의를 소집해 남북 양측의 자제만 촉구하는 식의 성명을 채택하라는 것은 한국을 비롯한 서방국에는 무리한 처사였다는 뜻이다.

오전 11시 5분께 시작된 회의에서 러시아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고 남북 양측에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하고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남북에 특사를 파견토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초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논의 과정에서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이 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북한의 연평도 공격을 비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은 성명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강력히 개진했다.

터키·레바논 등 다른 이사국들도 이에 동조해, 15개 이사국 중 중·러를 제외한 대다수가 서방진영의 편에 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영국은 러시아의 초안과 별도로 “지난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이 담긴 별도의 초안을 회람시켰다.

이에 대해 러시아가 ‘연평도’를 삭제한 채 ‘11월 23일 포격을 규탄한다’는 내용으로 수정해 최종안으로 다시 회람했다.

그러자 중국 측이 제동을 걸었다. 한국이 무리하게 연평도에서 포사격 훈련 계획을 강행함으로써 위기가 증폭되고 있고, 북한을 자극할 경우 한반도 위기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규탄은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한 참석 외교관은 “중국은 북한에 대한 규탄(condemn)이라는 용어는 절대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러시아까지 합류해 거의 14대1로 열세에 몰렸지만, 중국은 자국의 훈령을 기다려야 한다며 끝내 합의를 거부했고, 이 과정에서 두 차례나 정회가 되기도 했다.

안보리 협의 과정에서 한국과 북한 대표는 당사국 자격으로 비공개 회의에 초대됐고, 각자 입장을 개진했다.

한국의 박인국 대사는 “지난 3월 천안함 침몰과, 이번 연평도 포격은 명백한 한국에 대한 공격행위”라면서 “이를 규탄하지 않는 성명 채택은 용납될 수 없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강력히 개진했다.

또 연평도 포사격 훈련도 우리의 영해에서 이뤄지는 정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신선호 북한 대사는 서해 5도는 명백히 북한 영토이며, NLL(북방한계선)은 일방적으로 그어진 것이라면서, 우리 영해에 포탄이 날아오는데 어떻게 자위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한 참석자는 신 북한 대사가 “한국이 포사격 훈련을 강행할 경우 몇배의 보복을 감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가 끝난 뒤 비탈리 추르킨 러시아 대사는 “정말 한반도의 상황은 지정학적으로 너무 복잡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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