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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제운용, 새술은 새부대에 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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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20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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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년(庚寅年)도 불과 10여일 남짓 지나면 역사의 페이지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호랑이의 힘찬 기상처럼 우리 경제는 올해 천안함 사태와 북한의 연평도 도발 등 이른바 지정학적 리스크를 두번이나 치르면서도 선방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연두 기자회견부터 지금까지 올해가 국운융성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신흥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서울에서 열어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나라로 부각됐다.

금융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빨리 슬기롭게 극복하고 올해 경제성장률이 6.1%에 달할 정도로 자신감도 붙었다. 내년에도 5% 내외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내년은 현 정부 임기 내에 유일하게 대형 선거가 없는 해라는 점에서도 그야말로 경제에 올인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정부의 내년 경제운용 준비도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내년 예산안도 예년과 달리 빨리 통과된 만큼 어떤 해보다 재정운용에 대한 불확실성은 현격히 줄었다.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복지예산 등이 깎이고 불요불급한 예산으로 전용돼 제기되고 있는 우려는 집행과정에서 이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우리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정부는 전날 대규모 외자유입 및 유출에 따른 환율급변 사태를 막기 위해 선제적인 조치를 내놓기도 했다. 연평도발 긴장감이 유엔 안보리에 회부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게 이미 입증된 이상 주저할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우리 속담처럼 모든 것을 새로이 시작해야 하는 '신묘년(辛卯年)' 토끼해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우연인지 몰라도 호랑이와 토끼는 고래(古來)로 한반도를 상징적으로 나타낼 때 쓰여오던 친숙한 동물이다. 영물인 호랑이가 우리 경제를 튼튼하게 되살려준 만큼 내년에는 토끼처럼 빠르게 우리나라가 경제는 물론 정치.외교.사회.문화 전반에서 한단계 국격이 오르는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기왕에 새로이 시작하려면 몇가지 불투명성을 제거하고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개각을 서둘러 단행해 몸과 마음을 일신하는 노력이 최우선 돼야 할 것이다. 특히 이미 교체가 결정돼 있는 장관에 대해서는 하루 속히 후임을 선정해야 한다. 거슬러 올라가면 마땅한 인물이 없어 교체가 지연된 만큼 차제에는 청렴 결백하고 소신있는 인물이 돼야 함은 물론이다.

예산안 파동을 계기로 얼어붙어 버린 여의도 정가의 훈기가 돌게 하기 위한 여야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지금이야 말로 상대방을 탓하기 전에 나 자신을 돌아봐야 할 때이다. 이전투구(泥田鬪狗)식 '네탓 공방'은 사태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국민'이라는 두 글자만 항상 염두에 두고 중식축으로 삼는다면 풀리지 못할 일은 없다.

마지막으로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한반도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우리의 문제가 논의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스럽지 않아 보인다. 이를 빌미로 동북아에서 군비확장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평화를 위한 굳건한 안보태세는 더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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