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소통’ 통해 기업최초‘팬덤’문화 형성한다

(아주경제 이하늘·조영빈 기자)“삼성전자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들이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의 팬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의 경쟁력 뿐 아니라 이들과의 소통도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삼성전자의 온라인 및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는 한광섭 상무는 최근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 빠르게 진화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발맞춰 고객들과의 소통을 확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의 소통은 빠르게 변화중이다. 그간 공식 홈페이지와 서비스센터 등을 통해 수동적인 고객응대에 머물렀다면 최근 적극적으로 고객들과 접촉하고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음원 및 앨범을 사는 이들은 고객인 동시에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몸짓에 열광하는 팬이기도 하다”며 “일부 연예인 뿐 아니라 제조기업인 삼성전자도 고객들의 환호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첫 과제로 삼성전자는 고객에 대한 진정성 확보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그간 삼성전자는 국내 최대기업이라는 지위 때문에 고객들에게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존재였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페이스북·트위터 등 대중에 인기가 높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이들과의 직접 소통에 나서고 있다.

한 상무는 “정형화된 미디어를 통한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은 고객과 교감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며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활용해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함으로써 고객들이 삼성전자의 자발적 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제품에 대한 설명 및 A/S 등에 머무렀던 소통 역시 고객과 감성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다. 실제로 20일 삼성전자 공식 페이스북은 대문글로 “겨울에도 아이스 커피, 찬 물만을 고집하는 분들 계시나요?” 라며 대화의 문을 열었다. 3만명에 달하는 ‘친구’를 갖고 있는만큼 이를 활용한 감성 소통에 나선 것.

최근에는 최근 유행하는 신조어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를 패러디한 ‘차가운 도로에서 꽈당 넘어진 여자’라는 멘트를 포스팅하는 등 차갑게만 느껴졌던 기업의 벽을 넘어 친구로서 소통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시도는 사내 구성원과의 소통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오프라인 사보를 폐지하고 온라인 사보 ‘삼성전자 라이브’를 선보이며 실시간으로 사내 구성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이에 대한 구성원들의 호응도 뜨겁다. 라이브는 일 평균 3만명의 임직원이 방문한다. 페이지뷰(PV)도 1일 당 10만건을 웃돌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국내 임직원 8만여 명 가운데 90% 이상이 주 1회 이상 이 사이트를 방문하고 있다.

삼성전자 휴대폰사업부의 한 직원은 “예전에는 우리 회사 이야기를 소문이나 기사를 통해서 뒤늦게 접했다”며 “삼성라이브 이후에는 회사 소식이 바로 업데이트 되면서 회사 소식을 빠르게 접할 수 있어 회사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CD사업부 장원기 사장은 삼성라이브를 통해 집들이를 권하는 부하직원의 글을 흔쾌히 받아들여 오프라인 상에서 부하직원들과 격의없는 자리를 보내기도 했다.

아울러 평소 접하기 어려운 사장단들의 의견을 접할 수 있고 구성원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도 활성화되면서 시너지 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같은 소통의 장을 통해 조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친밀감과 소속감을 키움으로써 업무 효율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아울러 이들이 회사의 긍정적인 소식을 외부에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면서 삼성전자는 9만 홍보대사를 갖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구성원들과 경영진의 소통 통로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 2일 최지성 부회장이 구성원 700여 명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고 임직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이 자리에서는 한 직원이 전세 자금 마련에 대한 고충을 토로하며 최 부사장에게 자금 지원을 부탁하는 등 과거 국내 기업에서 직원과 경영진 사이에 오가기 어려웠던 개인적이고 격의없는 대화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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