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국내 목재산업의 거목이었던 고(故) 승상배 동화기업 총회장의 자녀와 손자ㆍ손녀 등 11명은 지난 5월 미망인 김옥랑(58) 동숭아트센터 대표를 상대로 ㈜동숭아트센터 주식 등을 포함해 120억원 이상을 지급하라는 유류분반환 청구소송을 냈다.
고 승 회장은 4남1녀를 둔 아내와 사별하고 1972년 서른한 살 어린 김씨와 재혼해 막내아들을 낳았으며 15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투병생활을 하다 작년 5월 별세했다.
장남 은호(68)씨는 8천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인도네시아 코린도그룹의 회장이다. 차남과 삼남은 숨졌고 사남 명호(54)씨는 국내 1위 목재회사인 동화홀딩스 대표이며 김씨가 낳은 아들 현준(38)씨는 목재회사인 포레스코의 전 대표였다.
가족 구성원들은 장남 은호씨가 미망인 김씨보다 열 살이 많다는 점을 비롯해 여러가지 가정사로 승 회장이 살아있을 때에도 불화가 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소송은 사남 명호씨를 제외한 나머지 유족들이 제대로 재산상속을 못 받았다고 주장하며 승 회장으로부터 김씨가 유증받은 재산 중 유류분을 달라며 낸 것이다.
유류분이란 고인의 뜻과 상관없이 상속재산의 일정 비율을 상속인들의 몫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이와 관련, 김씨는 남편이 코린도그룹의 모태를 만든 것은 물론 동화홀딩스를 비롯한 많은 재산을 자녀와 며느리 등에게 나눠줬음에도 불구하고 재산상속을 못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김씨는 "남편이 세 차례 뇌수술을 하는 동안 회사 주식과 골프장, 토지 등 대부분의 재산은 아들들의 소유가 됐다"라며 "훨씬 많은 것을 물려받은 이들이 미망인에게 남겨진 마지막 재산마저 빼앗으려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20여년간 피땀 흘려 키워온 동숭아트센터만큼은 온전히 지켜내 공익의 몫으로 남기고 싶다"라며 "조정을 제안했으나 소송까지 오게 된 것이라 조속히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1984년 꼭두극단 `낭랑'을 창단하면서 공연계에 입문, 1989년 서울 대학로에 500석 규모의 중극장과 200석 규모의 소극장, 예술영화 전용관 등을 갖춘 동숭아트센터를 개관했다.
한편 국세청은 현재 승 회장의 상속재산 규모를 두고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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