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이들 나라 정부는 근년 들어 단기간에 빚을 너무 많이 졌다. 이들 선진국이 안고 있는 나라 빚은 평균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70% 수준으로 이는 2007년보다 50% 늘어난 것이다. GDP의 70%라는 부채 규모는 신흥시장 국가들의 두 배다. 부자나라들의 부채는 이들 국가의 성장전망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급증한 것이어서 그 심각성이 더하다.
여기에다 이들 부국은 예산적자가 엄청난 상황에서 앞으로 단기간에 갚아야 할 빚 또한 많다. 그래서 재정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은행가들의 단체인 국제금융공사(IFC)의 추산에 따르면 미국은 2011년 4조 달러를, 유럽 국가들은 3조 달러를 각각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국가채무 분야에서 세계최고 수준인 일본의 경우 2011년 안에 GDP의 50%를 또 기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상황이 이런데다 국채 발행과 관련한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양적완화(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국채를 매입하는 것)는 장기 국채시장에서 중앙은행의 역할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를 이미 보유한 투자자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지금 당장 몇몇 나라들에서 국가부도의 조짐이 보이기도 하거니와, 그보다는 유로존 회원 각국의 정책 공조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유로존 국채가 어떻게 될 지 불안하기 때문이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 한 가지만은 확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채 금리가 오를 것이며, 아무리 강력한 정부라고 해도 국채시장 위축사태를 맞으면 휘청거릴 수밖에 없으리라는 것이다. 미국은 세계 기축통화 발행국이기는 하지만 미국의 국채시장도 어느 순간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 있으며, 그 경우 미국의 미약한 회복세가 꺾일 수도 있다.
국채 발행과 관련한 불안을 최소화하자면 미국은 단기 세금인하를 중기 적자감축에 대한 합의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성장을 가동시키고 세법을 전면 손질해는 것이 긴요하다. 현재로서 상태가 가장 심각한 유럽의 경우 구제금융과 개혁구상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각국 지도자들 간의 혼선에서 벗어나 유로화 관리를 위한 일관된 계획을 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아주경제 송철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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