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회장, 들끓는 비난여론에 시련의 나날

(아주경제 변해정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50세)이 연이은 악재로 시련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검찰·국세청의 표적이 되고있는 데다 최근 그룹 내 맏형 격인 CJ제일제당이 설탕가격 인상안을 놓고 정부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우선 CJ미디어가 지난 2006년 회사 주식을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태광그룹과 씨앤앰커뮤니케이션 등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에 리베이트로 넘겼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내사 중이다.

검찰은 지난 16일 CJ미디어 방송본부장 및 CJ 계열 케이블TV업체인 ‘tvN’ 대표이사 출신 임원을 소환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한 경위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의 CJ 계열사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도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양상이다. CJ는 지난 4월 CJ오쇼핑을 시작으로 CJ건설, CJ인터넷 등 3개 계열사가 세무조사를 받았거나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4~5년 간격으로 시행되는 명목상 정기조사”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최근 정부가 대기업 사정(司正)에 칼날을 뽑아든 만큼 그 향배에 관한 뒷말은 무성한 상태다.

사업 고민도 만만치 않다. 지난 3년간 그룹 매출이 매년 2조원 가량 늘어난 반면 올해는 1조원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그룹의 축인 CJ제일제당의 정체가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3분기 매출(1조829억원)은 전년동기대비 2.9% 증가했지만 소재식품 분야의 수익성 악화로 영업이익(819억원)은 30.7%나 줄어들었다.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4.9% 감소한 249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가 부담의 증가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란 예측은 그룹 성장을 바짝 움츠러들게 하는 요소다. 수입원당의 가격 상승으로 설탕 판매 적정이익률 유지가 어려워진 점이 대표적이다. CJ제일제당은 타개책으로 설탕값 15% 인상안을 내놨지만 정부의 반대로 유보됐다.

CJ 측은 내년 초께 15% 미만 선에서 가격 인상을 재추진할 계획이나, 물가안정 시책에 반하는 것이어서 쇄도하는 비난여론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J는 2009년 8월 설탕값을 8.9% 올린데 이어 올해 7월에도 8.3%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중국 등 글로벌 사업을 반석 위에 올려야 한다는 부담도 이 회장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2020년에는 그룹 4대 사업군 중 최소 2개 이상을 세계 1등에 올려놓겠다”는 굳은 의지에 비해 CJ의 해외전략은 단조롭다는 평가다. 해외시장 공략이 내수시장 정체로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자 시도된 돌파구적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이 회장이 핵심 계열사 사장을 새롭게 전열하는 ‘세대교체’ 카드를 꺼내든 것도 그룹 내 팽배해 있는 ‘위기감’을 반증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장손인 이 회장이 자신과 그룹을 둘러싼 꼬인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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