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양파값 두배 급등에 '안절부절'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12-23 15:2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인도의 양파수출 규모(출처 WSJ·단위 100만 미터t)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올해 '통신주파수 스캔들'로 고초를 겪은 만모한 싱 인도 총리가 더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양파값 때문에 국민들이 격렬히 항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자에서 인도가 세계 2위 양파생산국이자 대부분의 인도 음식에 양파가 들어간다고 소개하면서 양파값 급등으로 현 정부와 집권당이 국민들의 지지를 잃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인도 산매 채소시장에서 양파가격은 불과 며칠사이 kg당 35루피(900원)에서 80루피(2000원)로 두배로 뛰었다. 양파값 급등은 이미 식품가격과 연료비 급등으로 화가 나 있던 소비자들을 더 격분케 하고 있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에 따르면 양파 산지의 이상 강우로 생산량이 16% 감소한 것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대부분의 인도음식에 필수 재료로 들어가는 양파는 정치적 이슈로도 종종 도마에 올라왔다. 이에 따라 과거 정부들도 양파값 안정을 주요 과제로 삼고 큰 돈을 쏟아부어 왔다.

1980년대에는 양파값 급등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의회가 정부를 들어내기도 했으며 1998년에는 힌두민족주의 정당인 바라티야자나타당이 같은 이유로 뉴델리 주정부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특히 인도는 내년 중순 주요 주(州)선거를 앞두고 있어 정부가 빠른 대처에 고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싱 총리는 농업 및 소비자 관련 부처에 서한을 보내, 갑작스런 양파값 급등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알맞은 수준'으로 내릴 것을 주문했다.

양파값 급등세를 막기 위해 인도 정부는 이날 양파 수입 관세를 해지하는 한편 앞서 20일에는 수출을 금지했다.

발빠르게 대처한 결과 이미 파키스탄으로부터 일부 양파를 수입하고 있다. 파키스탄의 과일채소 수출연합의 압둘 와히드는 “파키스탄은 인도의 양파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며칠 전 1000t 가량을 수출했고 또 추가로 2000~3000t을 수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양파값 상승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 인도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22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한 시위자가 양파를 엮어 목에 걸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뉴델리(인도)=로이터연합뉴스]


한 소비자는 양파값 하나 통제 못하는 정부의 무능에 화가 난다며 “양파와 마늘은 인도 음식의 핵심 재료인데도 불구하고 재고량이 바닥났다는 것이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부터 정부가 양파값을 낮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왔으나 아무것도 달라진 것을 못느꼈다”고 밝혔다.

양파값 고공행진에 대체식품도 생겼다.

델리에 있는 한 레스토랑 매니저는 “양파의 톡 쏘는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비싸진 양파를 대체하기 위해 무를 사용하고 있다”며 “양파값이 정상화되려면 적어도 지금보다 근 40%는 값이 떨어져야 하는데 우리로서는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