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길라임과 물류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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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2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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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화제의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주인공 길라임은 스턴트우먼이다. 화면에 얼굴 한 번 제대로 못 나오고 주인공인 여배우를 빛나게 할 뿐이다. 영화감독이나 주인공이 함부로 대해도 '죄송합니다'만을 연발하며 안절부절이다.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기량을 펼치지 못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계에도 '길라임'과 같은 존재들이 있다. 바로 산업의 대동맥과 같은 물류업체다. 물류가 없이는 아무리 잘 만들어진 상품이라도 빛을 보지 못 함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는 온전하게 평가받지 못 하고 있다.

모든 기업들이 '시너지 효과'라는 명목으로 물류업체를 가지려 한다. 하지만 막상 모(母)그룹이 어려움에 처하면 기업재무구조개선이라는 명목으로 시장에 다시 내놓는다. 국내 대표 물류기업인 '대한통운'이 그 처지다.

현대로지엠은 모 그룹인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한 '택배사업' 매각설에 시달렸다.

CJ GLS는 김홍창 전 사장이 CJ제일제당으로 갑자기 자리를 옮기며 경영 공백이 두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한 회사의 수장 자리를 이처럼 긴 시간동안 비워둔다는 건 윗선이 그만큼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글로벌 업체로 거듭나기 위한 비전을 세우고 인프라 확충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길라임이 "이 사람(동료)이 날 기억해. 나도 이 사람들을 기억해"라며 꿋꿋이 자신의 길을 가는 것처럼 말이다.

지극히 정적인 로맨스 영화가 아니고서는 이 '액션배우'들의 도움 없이 영화가 완성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가치는 평가절하 돼 있다. 하지만 스스로는 '액션배우'라 칭하며 씩씩하게 살아간다.

국내 물류·택배업체들도 길라임처럼 '산업의 대동맥'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글로벌 업체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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