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선 사장 "대출계약서 제출 요구는 '신체해부'"

(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하종선 현대그룹 사장이 채권단이 현대그룹에 대출계약서를 요구한 것을 '신체해부'에 비유했다.

하종선 사장은 2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2차 심리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채권단의 대출계약서 제출 요구는 체육경기 후 도핑테스를 통과했는데도 신체 일부를 잘라서 그 안에 쇠붙이가 있는지, 특수장치가 있는 검사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하 사장은 이날 “원래 계체량 통과와는 상관이 없는 무제한급 세계 챔피언전이 열렸는데 채권단이 재무구조개선약정이라는 계체량을 해야겠다고 통보했다”며 “현대그룹이 재무약정 체결을 안 맺는다고 제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현대그룹은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받고 링 위에 올라 국제 금융에 의지할 수 없었다”며 “팔이 뒤로 묶이고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혈투 끝에 누구나 질 거라고 하는 ‘언더독(현대그룹)’이 KO승 혹은 판정승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 사장은 “이번 인수전은 팔이 뒤로 묶인 채 링위에 올랐던 언더독이 다윗이 이긴 것”이라며 “이러한 사실관계를 변호인들이 법정에서 충분히 이야기했으니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심리에서 쟁점 사항이었던 ‘브릿지론’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