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상대 돈 뜯은 조폭 76명 무더기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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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2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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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래방 상대 돈 뜯은 조폭 76명 무더기 검거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강남 일대 노래방 업주들을 상대로 보호비 등 명목으로 금품을 갈취해온 조직폭력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는 24일 접대부를 고용해 술을 파는 노래방의 약점을 노려 돈을 빼앗고 공짜 술을 마신 혐의(폭력행위등처벌법상 집단ㆍ흉기 공갈 등)로 폭력조직원 76명을 붙잡아 민모(28)씨 등 4명을 구속하고 김모(28)씨 등 2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나머지는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8년 10월부터 최근까지 강남구 논현동 일대의 술을 파는 노래방을 찾아가 "영업사장으로 고용해주면 진상을 부리는 손님을 처리해주겠다"고 제의해 보호비 명목으로 매달 300만~500만원씩 뜯거나 공짜 술을 마신 혐의를 받고 있다.

노래방 업주 20여명은 이들한테서 모두 2억여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신양OB파와 국제PJ파, 무등산파 등 호남지역 폭력조직 소속이거나 추종세력인 이들은 소란을 피우는 손님을 내쫓기는커녕 술을 팔고 접대부를 고용한 약점을 잡아 무마비 대가로 금품을 빼앗기도 했다.

구속된 국제PJ파 행동대원 강(29)씨 등은 횡포를 참다못한 주인의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동료 조직원들을 데려가 야구방망이와 당구 큐대로 가게 유리문 등을 깨고 종업원을 폭행하며 보복했다고 경찰이 전했다.

민씨 등 몇몇 폭력배는 논현동 일대 유흥업소에 남자 접대부를 알선하는 업자들을 불러모아 '강남 남보도협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가입시키고서 업소 알선을 조건으로 회비 명목으로 매달 20만~30만원을 빼앗기도 했다.

이들은 자신이 관리하는 노래방에 친분이 있는 조폭들을 수시로 데려가 공짜로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리는 악순환이 반복됐고 피해를 당한 주인이 가게 문을 닫기도 했다.

경찰은 "울며 겨자먹기로 이들의 횡포를 참아온 노래방 주인들은 비록 불법영업을 했지만, 조직폭력의 피해자임을 참작해 입건하지 않았다. 상인연합회나 번영회를 빙자해 영세 상인을 울리는 불법 행위를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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