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유 가격이 날로 치솟으면서 천연가스로 석유를 만들어 보겠다는 구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 보도했다.
이 기술은 수십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인종차별 정책을 펴면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을 때 개발했고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기름을 얻기 위해 시도했던 것이지만 경제성이 없어 실현되지는 못했다.
전통적으로 경유 가격은 천연가스에 비해 두 배 수준이었지만 요즘 국제원유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이 가격 차가 세배에 이르자 이 정도면 가스를 석유로 바꾸는 것도 해볼만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또 내년에는 국제 원유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성공만 하면 대박'이라는 기대감도 확산되고 있다.
가스를 석유로 바꾸는 기술을 보유한 남아공의 석탄석유가스회사(새솔,Sasol)는 지난 20일 캐나다의 가스전 지분 50%를 매입하기 위해 10억 캐나다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가스전에서 나오는 천연가스를 활용해 경유를 비롯한 석유제품을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하지만 그 경제성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텍사스 유니버시티의 국제에너지환경정책센터 마이클 웨버 공동소장은 "이 기술은 돈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든다. 석유를 쉽게 구할 수만 있다면 이런 기술은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몇몇 다른 기업들도 이런 시도를 한 적이 있지만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에너지 업체 바드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석탄을 석유로 전환하는 공장을 설립할 계획을 세웠지만 실현되지 않았고 피바디석탄회사도 비슷한 개념의 공장설립을 검토한 적이 있다.
새솔은 천연가스로 1갤런의 경유를 만들려면 원재료인 가스비와 운영비를 포함해 약 1.5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원유를 가공해서 경유를 만들려면 정제과정을 제외하고도 갤런당 2달러 이상이 들기 때문에 해볼만 하다는 것이다. 특히 석유가격은 계속 올라가는 추세라서 더욱 관심을 끈다.
하지만 이런 계산에는 엄청난 공장설립 비용이 제외돼 있다. 캐나다에 하루 4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는 공장을 세우려면 15억 달러가 들어갈 전망이다.
온실가스 배출비용도 감안하지 않았다. 일반적인 석유정제공장에 비해 가스를 석유로 전환하는 공장이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새솔의 고위간부인 린 스트라우스는 "가스와 석유의 가격 격차가 아주 흥미로운 경제적 선택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