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올해 성탄절에 전세계는 야만적인 자살 테러와 대형 사고로 얼룩졌다.
25일(이하 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과의 접경지대인 파키스탄 북서부 부족지역 바주르의 `카' 마을에 위치한 세계식량계획(WFP) 식량 배급소 근처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 최소 41명이 숨지고 60명 이상이 다쳤다.
테러범은 이슬람 전통 복식인 부르카 차림을 한 여성으로 당시 수류탄 2개를 군중들에게 던진 뒤 조끼에 장착된 폭발물을 터뜨렸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피해자는 대부분 식량을 배급받기 위해 현장에 줄지어 서 있던 난민들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파키스탄 바주르에서는 지난해 정규군의 탈레반 소탕 작전 와중에 상당수의 주민이 거처를 잃었다.
이번 테러는 보안군과 현지 반군간의 전투로 보안군 11명, 반군 24명이 숨진 지 하루만에 발생했다. 파슈툰족이 거주하는 아프간-파키스탄 국경 지역은 탈레반 반군과 정규군간의 교전과 테러가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곳이다.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아프간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파키스탄 모만드 지역에서는 파키스탄 보안군이 공격용 헬리콥터 등으로 반군들의 은신처를 급습, 최소 40명의 반군이 사망했다.
또 이날 필리핀 남부 홀로 섬의 한 성당에서는 성탄절 아침 미사가 진행되는 도중에 폭탄이 터져 신부 1명과 신자 10명이 다쳤다고 필리핀군이 밝혔다.
폭발 장치는 100여명의 신도들이 모여 있던 예배당 천장 근처의 환풍구에 숨겨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홀로 섬이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무장단체 아부 사야프의 근거지이지만 이들의 소행인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다.
성탄절 전날인 24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는 폭탄테러로 시아파 지도자인 압둘-살람 알-마무리와 그의 아내, 자녀 3명 등 5명이 한꺼번에 숨지고 4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올해 초 이슬람교와 기독교간 대규모 유혈충돌 사태가 발생했던 나이지리아에선 교회 3곳을 포함한 각 곳에서 같은 날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폭탄 테러 공격 등이 잇따라 최소 20명이 숨졌고 교회 건물 등이 불탔다.
인도 북동부의 자르칸드주 고다 지구에서는 24일 경찰 2명이 반군이 설치한 지뢰에 희생됐다.
24일 남미 에콰도르에서는 성탄절 여행객을 태운 버스가 계곡으로 추락, 최소 41명이 숨지고 약 30명이 다치는 최악의 버스 사고가 났다.
현지 신문 '엘 코메르시오' 등은 당일 오전 2시 30분께 마나비주(州) 북쪽 플라비오와 초네 간 도로에서 수십명의 승객을 태우고 가던 버스가 충돌 사고 뒤 110m 아래 계곡으로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사고 버스는 정원보다 많은 승객을 태우고 가다 커브길에서 다른 버스와 부딪친 뒤 계곡으로 떨어졌으며 사상자 중에는 어린이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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