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토목·건설·유통 등 업종의 피해가 크며, 유동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일반 자영업자들의 실적도 떨어진다.
그렇다면 은행업은 어떨까. 은행업이 서비스업인 데다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 돼 있어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상이다.
하지만 은행의 대출 실적만 놓고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서울 지역에 25.8㎝의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지난 1월 4일. 국내 대다수 은행들의 대출 실적은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이날 하루 동안 대출잔액이 554억원 감소했다. 지난 2008년 첫 영업일에 대출이 1364억원 순증한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감소세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9년 초에도 221억원의 대출이 증가했다.
기업은행도 총 대출잔액이 106조579억원에서 105조2940억원으로 7639억원이나 줄었고, 외환은행도 2160억원 축소됐다.
국민·우리은행 등은 소폭 늘긴 했지만 예년에 비하면 증가량이 미미했다.
이날은 올해 첫 영업일이었기 때문에 대출과 예금이 늘어나는 등 은행영업이 활발했어야 했다. 하지만 폭설로 도로사정이 악화되고, 거리에 유동인구가 줄면서 자연스레 은행 실적도 축소된 것.
우리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내리는 눈의 양이나 기온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눈이 오거나 혹한이 덮치는 날은 영업점을 찾는 고객 수가 적다"고 말했다.
또 지난 24일 한파로 한국씨티은행의 냉각기가 동파하면서 지점업무와 인터넷뱅킹이 6시간 동안 중단되는 등의 예상치 못한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실적은 물론 은행의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한편 기상청은 올 겨울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라니냐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추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대다수 은행들이 내년 경영의 키워드를 '영업경쟁'으로 삼은 상황서 이 같은 부정적인 기상 전망은 은행들의 의욕에 찬물을 끼얹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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