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의 중국 이야기 6-6> 불온한 성은 사회주의의 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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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0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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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세기 중국 성(性)에 관한 보고서 6

성 문화의 르네상스가 도래한듯 성 자유주의 사조가 만연하자 중국 정부는 성 풍속을 온전하게 유지하고 사회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대책마련에 힘쓰고 있다.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왜곡된 성 세태에 대해 단속을 강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베이징에서는 2010년 여름 호화 KTV(가라오케)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이뤄져 천상인간(天上人間) 화도 (花都) 등 시내 유명 술집이 제제를 받았다.

이에 앞서 중국 교육당국은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어린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뉴랑즈뉘(牛郞織女•견우와 직녀)라는 전래동화를 뜬금없이 빼버렸다. 해당 과문을 삭제한 이유는 “조기 연애와 다출산 등 어린이들에게 성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주입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

부정적 성 사조를 바로잡기 위해서라지만 어린이 교과서에서 견우직녀 고사까지 들어낸 조치는 과도한 대응이 아닌가 싶다. 마치 피아노 다리에 까지 스타킹을 신켰다는 결벽증에 가까운 영국 빅토리아 왕조 시절의 성 보주주의자들을 연상케하는 대목이다. '사회주의 정신 문명'이 고삐풀린 성에 대해 지나치게 히스테리컬한 반응을 보인것이라 생각하니 쓴웃음이 나온다.

수도 베이징에는 최근 성추행과 여성 승객의 불편을 막기 위해 지하철에 여성 전용칸을 만들자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설문조사에서 여성들 대다가 지하철에서 성적으로 불쾌한 경험을 했다고 털어놨으며 90%의 여성들이 전용칸 개설에 찬성표를 던졌다.

방송을 총괄하는 광전총국은 얼마전 스촨(四川)성과 청두(成都) TV가 과장된 성생활, 성경험, 성기능 개선제 광고 등 외설적인 프로그램을 방송했다며 방영 중단조치를 내리고 기획및 제작 관련자들을 문책했다. 당국은 해당 방송국이 저녁마다 성애 행위및 성생활과 관련해 선정적 프로그램을 방영, 사회 기풍을 해쳤다고 처벌이유를 밝혔다.

광전총국은 또 후베이(湖北) 후난(湖南) 광둥(廣東) 등 5개 지방 방송에 대해서도 성풍속을 저해하는 포르노성 프로를 방송했다며 문제의 프로그램 방영을 중단시켰다. 정부 당국은 시청률과 이익만 쫓는 지방 방송사를 일벌백계로 다스릴 것이라고 으름짱을 놓고 있다. 동시에 마르크스 레닌주의 보도관과 함께 사회주의 영욕관, 사회주의 선진문화 건설에 기초한 양질의 프로를 방영하라고 독려하고 나섰다.

이 뿐만 아니다. 최근엔 음란 사이트 등에 대해서도 철퇴를 가하고 있다. 당국은 '사오황다페이(掃黃打非)’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인터넷 음란물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인터넷상의 음란 외설물을 발본 색원하겠다는 정책이다. 2009년에는 한해에만 인터넷 포르노 단속에 걸린 사람이 5000여명이 넘었으며 전국적으로 1만여개의 황색 음란 인터넷 사이트가 폐쇄 조치됐다.

당국이 바람난 성에 열쇠를 잠그기라도 할 것처럼 단단히 벼르고 나섰지만 이미 사회전반에 퍼진 성 개방및 자유화 풍조가 얼마나 다스려질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중국의 성은 어찌보면 문란하고 위험스런 것 같고 또 어떤 면에서 보면 별난 것 없이 그런대로 건강하고 유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관점의 차이 일테고 분명한 것은 사회변화의 격랑에 따라 사람들의 성의식 또한 급속히 열린사회로 달려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매춘에 연루된 외국인이 국외 추방되거나 매춘 알선은 사형급 범죄이며, 희대의 성희소설 금병매가 아직 금서인 나라, 그게 바로 오늘의 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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