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은정 기자)‘쥐식빵 사건, 단독범행인가 배후가 있는가...’
요즘 식품업계가 ‘쥐식빵 파동’으로 연일 시끄럽다. 연중 최대 성수기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터진 쥐식빵 파동으로 제빵업계 전체가 술렁거리고 있는 것.
그런데 문제는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제보자 김 모씨의 행태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컴퓨터수리 기술과 제빵사 자격을 갖고 있는 김씨가 PC방에서 아이디를 도용(?)하면서까지 사건을 극대화한 점과 그 후 경찰서와 언론사와의 잇단 접촉에서 너무도 당당하고 치밀한 행동을 한점 등이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그의 뒤에 배후가 있다...그 배후는 경쟁사 아니냐...”는 등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또 김씨는 자작극이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여전히 석연치 않은 대목이 많다. 특히 밤식빵을 산 파리바게뜨 매장과 불과 100m 떨어진 곳에 이달 중순께 경쟁사인 뚜레쥬르 매장을 오픈했다는 것도 자작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보자 김씨의 행보가 너무 당당하고 치밀해 보인다. 개인 단독으로 하기엔 노련한 모습이다”라며 “배후세력 없이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단독행보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새벽 PC방에서 아이디 도용?
김씨가 빵을 구매한 시간(저녁 7시반경)보다 한참 지난 새벽에야 글을 올린 배경에 대해 김 씨는 “쥐를 보고 놀란 아들을 진정시키고 나서 가게 일을 끝낸 새벽에야 근처 PC방서 사진을 올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차가 너무 커서 업계에서는 “배후와 협의하는 시간 때문에 시간이 걸린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또 김씨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아이디를 도용했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하고 있다. PC방 컴퓨터가 켜져 있어서 그냥 글을 썼을 뿐 남의 주민등록번호를 일부러 도용한 것은 아니라는 것. 그러나 타인의 PC 아이디를 도용한 것 자체에 대해 “계획적 행동으로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더 많다.
특히 식빵에서 쥐를 발견하고도 빵을 구매한 매장이나 본사에 연락하지 않은 것은 여전히 석연치 않은 대목으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조작의혹에 입장발표?
김씨는 ‘쥐식빵’ 사건이 석연치않다는 여론에 ‘자세한 입장표명을 하겠다’며 즉답을 회피하고 있으나 여전히 뚜렷한 해명을 하지못하고 있다.
당사자가 자작극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 주목된다. 그러나 김씨가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뚜레쥬르 매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작극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처음 게시글이 올라왔을 당시 김씨는 빵이 ‘따끈따끈했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밤식빵이 만들어져 나온 시간은 오전 10~11시경. 김씨의 아들이 밤식빵을 사간 시간은 저녁 7시반경으로 정황상 앞뒤가 맞지 않는다.
▲방송국과 파리바게뜨와도 만나겠다
김씨가 사건 발생후 지속적으로 방송국에 연락을 하고 파리바게뜨측에 연락하는 등 분주한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해 업계 일각에선 적지않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너무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점이 오히려 의심이 간다”는 반응이다.
이러한 자신감의 뒤에 “배후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반적인 블랙컨슈머라면 파리바게뜨에 ‘돈’을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 행보인데 반해 김씨는 인터넷과 방송 등을 통해 이 사실을 ‘폭로’하는데 역점을 둔 것은 결국 ‘배후를 믿고 있는 것“이라는 업계측 분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김씨는 그동안 수많은 블랙컨슈머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치밀하고 계산된 행보는 일반적인 블랙컨슈머와는 기본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서울 수서경찰서는 해당 제품과 이물질을 국과수에 보내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두 매장의 식빵 모양을 대조하고 사용된 밀가루, 밤, 색소 등의 성분을 분석해 어디서 어떻게 구워졌는지 분석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김씨가 제빵 기술을 가지고 있고 진술이 상당 부분 앞뒤가 안 맞는 점으로 미뤄 자작극을 벌였을 개연성이 크다고 보고 빵 정밀 감식 결과를 토대로 김씨와 파리바게뜨 관계자를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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