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랄. 말로만 부빈(扶貧)이지…’ 방금 상하이 시내를 빠져 나오면서 신호와 속도 위반으로 150위안짜리 벌금 스티커를 떼고 잔뜩 화가 난 헤이처(黑車 불법 자가용택시) 기사 웨이(魏)씨. 그는 상하이의 인근도시 항저우행 돌케이트에서 다시 80위안의 통행료를 내려고 지갑을 열면서 볼멘소리로 분통을 터뜨렸다.
이럴때 괜히 아는체 하고 참견했다가는 덩달아 기분만 상하거나, 불필요하게 팁이나 한푼 더 주는것 말고 하나도 득될 게 없다.
. ‘벼가 노랗게 잘 익었네. 날씨도 참 좋고...’
운전기사의 노기를 애써 외면한 채 짐짓 태평스런 표정을 지으며 창밖으로 눈을 돌렸다. 중얼거리는 소리에 그제서야 옆에 승객이 앉아 있다는 걸 의식한 걸까.
기사는 다소 화가 가라앉은 말투로 “맞아요, 상하이 날씨도 이맘때가 가장 좋아요. 하지만 곧 들어설 겨울은 스산해요 ”
“당신 외지 사람이지요. 북방에서 왔나요?”
“예”" 그런데 아까 왜 그렇게 화를 냈어요?"
“지방 간부들은 너무 부패했어요. 그들은 제 뱃속 채우는데만 급급해요. 라오바이싱(老百姓)들의 삶은 안중에도 없지요”
“후진타오(胡錦濤)정권은 ‘이런웨이본(以人爲本 백성이 근본)’을 통치이념으로 내세우고 있잖아요. 인민들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존경하고 그의 친민 정책을 지지하던데...”
그는 중앙 지도자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지방정부 지도자들이 문제라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06년 천량위(陣良宇) 상하이(上海) 시 당서기 스캔들은 지방 부패의 단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의 한 상점이 새해맞이 붉은 장식물을 판매하고 있다. |
중국에 대한 의문 중 하나는 잡다한 모순을 끌어안고 달리는 공산당 일당 독재호가 어떻게 항진을 지속해 나갈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또 공산당 지도부와 7000만 공산당원은 13억 인민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괘나 궁금한 문제다. .
많은 중국인들은 공산당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 웬만큼 친한 사이가 아니면 공산당에 대한 자기 본심을 결코 말하지 않는다.
한번은 베이징에서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가 속삭이듯 아주 은밀하게 자신은 공산당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파룬궁 수련자도, 정권에 피해를 본 사람도 아니다"며 물가가 치솟아 자꾸 살기가 팍팍해질수록 집권세력이 미워진다"고 말했다.
샨시(陝西)성 시안(西安)출신의 20대 초반 옌(閻)학생도 공산당을 탐탁치 않아했다. 나는 미술 학도인 그녀를 대할때 마다 짚시나 무정부주의자가 연상되곤 했다.
“공산당도 그렇고...나는 국가라는 제도 자체를 반대해요. 새장의 새처럼 자유로워야 할 인민이 국가라는 틀안에 갇힌 꼴이기 때문이죠.” 옌 학생의 견해는 거침이 없고 대담했다.
문뜩 그녀가 언젠가 텐안먼(天安門) 광장의 오성기를 쳐다보며 느닺없이 털어놓은 말이 떠올랐다. 광장 서쪽의 인민대회당에서 무슨 큰 정치행사가 열리던 날, 광장에 펄럭이는 오성기를 보고 그녀는 “온통 붉은 바탕 색. 나는 저 오성기가 맘에 들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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