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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만시지탄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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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3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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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정치인들의 막말이 금도를 넘어섰다. 주고받는 막말 속 오염된 정치권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감정을 담아 경쟁하듯 가시 돋힌 말을 내뱉음으로써 스스로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정파 간 극한 대결까지 오가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2010년 12월. 자숙만 해도 모자란 한 해의 끝자락에서다.
 
지난 26일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의 ‘입’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모아졌다. 앞서 각종 실언(失言)으로 궁지에 몰렸던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파문이 가라앉기도 전이다.
 
천 최고위원은 이날 경기도 수원역 광장에서 열린 민주당 ‘이명박 독재심판 경기지역 결의대회’에서 “이명박 정부를 소탕해야 하지 않겠나. 끌어내리자”, “헛소리하며 국민을 실망시키는 이명박 정권을 어떻게 해야 하나. 확 죽여 버려야 하지 않겠냐”는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맞선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대응도 다르지 않다.
 
“법무장관까지 한분이 시정잡배 같은 발언을 했을까 의심했다. 맞다면 패륜아이고,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 “인격장애자이자 인격파탄자”(청와대 핵심 관계자), “상대를 죽여버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정치를 할 수 있나. 막말·저질 발언으로 국격을 떨어뜨린 만큼 정계를 떠나야 한다”(김무성 원내대표), “구제 불능의 불치성 막말증후군에 걸렸다”(정옥임 원내대변인)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결국 한나라당은 천 최고위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기로 했다.
 
반격에 나선 민주당은 천 최고위원을 감싸는 데 급급했다. “천 최고위원의 발언은 흔히 하는 정치적 수사에 지나지 않는데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마치 천 최고위원이 ‘이명박 죽여라’라고 얘기한 것처럼 왜곡하고 과장하고 공격을 퍼붓고 있다”(손학규 대표) “보온병 포탄을 갖고 군을 비하하고, ‘룸살롱 자연산’ 발언으로 전 여성을 비하하고 성희롱한 한나라당 대표는 어떻게 됐나”(박지원 원내대표)라며 청와대와 여당을 공격했다.
 
시정잡배들도 입에 담기 어려운 막말 퍼레이드다. 치닫는 정치권 막말 공방의 끝은 결국 여야 공멸의 길이다. 증오의 정치가 심각하고 정치철학이 부재된 상태임을 증명하는 셈이기도.
 
만시지탄이겠지만 자성해야 한다. 어떤 방식이든 부끄러운 정치문화는 퇴출시키는 방안이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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