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에 블랑샤르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11년에도 선진국 저성장, 신흥국 고성장이라는 2원 구도가 지속될 것”이라고 구랍 30일 전망했다. 블량샤르는 IMF의 온라인 잡지 《IMF서베이》에서 이렇게 말하고 경제 불균형(imbalance)을 시급히 바로잡아야 할 나라들은 환율을 더 융통성있게 운용하고 부채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블랑샤르가 말하는 「불균형」이란 단적으로 말해 미국의 막대하고도 지속적인 경상수지 적자와 중국의 엄청나고도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가 빚어내는 현상이다. 블랑샤르는 중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말은 위안화 절상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해야만 이루어질 수 있는 이 불균형 시정이라는 과제는 2011년에도 계속 논쟁거리가 될 것이 뻔하다.
중국은 미국 국채를 근 1조 달러 보유한 미국의 최대 채권국이다. 아직 최종 통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2010년 중국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을 추월해 세계 2위 경제대국에 올랐음이 확실하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중국의 경제규모는 아직 미국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글로벌 경제를 전망할 때마다 맨 먼저 미국 사정을 살피는 것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미국경제의 비중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유럽은 지난해 여러 차례 위기를 겪은 끝에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재정 운용에 서툰 유로존 일부 회원국들, 구체적으로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같은 나라들을 앞으로도 유로존 전체 차원에서 구제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물론 유로존 일부 약체국가들에 구제 금융을 제공하는 일은 유로존의 강국 독일이 주도적으로 해 왔으며 앞으로도 할 것이지만, 유로화를 살리려면 유로존 전체가 힘을 합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유럽각국이 공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1년 유럽은 그런대로 성장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일본경제의 완만한 성장세가 보태진다면 올해 글로벌 경제는 회복세를 타게 될 것이다.
지난해 동아시아 긴장상황과 관련해 한국, 일본, 미국에 강경한 자세를 보였던 중국은 올해 들어 기세가 한층 수그러들 것 같다. 이달 19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회담하고 나면 중국의 자세가 확실하게 드러나겠지만, 최근 중국 고위관리들 사이에서 2010년 한반도 문제 등 동아시아 상황과 관련해 중국이 너무 강경하게 나갔다는 자체 반성이 나오고 있음을 볼 때 2011년 중국은 한결 협조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구촌의 골칫거리인 아프간 사태는 탈레반이 갈수록 힘을 잃고 있음이 분명한 만큼 더 이상 악화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라크는 미군의 재투입이 필요할 만큼 위기가 발생하지는 않고 있으며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핵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에 대해서는 올해에도 국제사회의 감시와 통제가 계속될 것이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전문들에서 드러났듯이, 이스라엘, 대부분 아랍국가들, 그리고 서방 강대국들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시도를 차단한다는 데 단결하고 있어 이란의 야심이 실현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아주경제 송철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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