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외무부는 "민스크에 설치된 OSCE 사무소 운영을 계속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민스크 주재 OSCE 사무소의 활동을 평가한 결과 OSCE가 과제를 완수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각) 밝혔다.
OSCE는 지난달 19일 치러진 대선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대통령이 4선에 성공하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고, 선거 결과에 항의시위를 벌인 시민을 경찰이 강경하게 진압한 것은 인권탄압이라고 비난해 벨라루스 정부와 공방이 오갔다.
벨라루스 정부는 관련법에 명시된 권한에 따라 OSCE 운영 허가를 취소하거나 운영기간 갱신을 거부할 수 있다.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벨라루스 정부의 이 같은 조처에 대해 "벨라루스 법치와 인권에 더 큰 후퇴"라면서 "이런 권위주의 노선은 유럽이 추구하는 자유의 가치에서 더 멀어지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뿐 아니라 벨라루스 정부는 대선 결과와 관련해 비판보도를 한 언론까지 탄압하고 있다고 '국경없는 기자회(RSF)'가 말했다.
RSF는 아직도 KGB로 불리는 벨라루스 보안 당국이 지난달 25일부터 언론사 3곳 사무실과 기자 2명의 자택을 수색해 취재장비를 압수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언론인뿐 아니라 인권활동가 2명, 대선후보 2명, 후보 보좌진 4명 등에 대해서도 잇달아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고 RSF는 덧붙였다.
1994년부터 벨라루스를 통치한 루카센코 대통령은 2001년, 2006년에 이어 지난달 네 번째로 대선에 승리해 장기집권을 이어갈 수 있게 됐으나 야당 지지세력 등은 부정선거가 있었다며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였다.
벨라루스 당국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야권 대선후보와 언론인을 포함한 시위대 수백명을 연행했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각국은 이를 인권탄압이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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