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대결 해소‘ 언급, 왜 나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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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0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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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관계 개선없이 고립 탈피 어렵다고 본듯”<br/> 

북한의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대목은 `북남 대결상태를 하루빨리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한 부분이다.
 
물론 작년 공동사설에도 원론적이나마 우리 측에 대화를 촉구하는 내용은 담겨 있었다.
 
그럼에도 북한의 이런 언급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미국과의 직접 대화에 매달려 온 과거의 행태와 달리, 먼저 남한과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같은 북한의 충격적 도발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6.25전쟁 이후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던 상황이어서 더더욱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 대북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런 유화적 언급이 구랍 29일 이명박 대통령이 통일부 업무보고를 받고 남북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에 화답한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북한학과)는 “이번 공동사설의 `남북대결 해소’ 언급이 평소에 나왔다면 별로 주목받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연평도 포격 도발로 남북 대결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나와 일단 의미가 있고, 이명박 대통령의 남북대화 강조 발언을 염두에 뒀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런 태도 변화는 최근 남북 이외의 다른 6자회담 당사국들이 한결같이 남북간 대화를 주문하고 있는 분위기에도 영향을 받은 듯하다.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편을 들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남북간 직접 대화를 촉구하고 있는데다, 미국과 일본도 비슷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이 현실성이 없는 미국과의 직접대화 카드를 일단 접고, `선 남북대화-후 6자회담‘ 쪽으로 전략을 수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작년 공동사설에서 한반도 평화보장을 위해 북미 적대관계 종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과 달리, 올해 사설에서는 미국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6자회담 당사국들이 남북 대화를 (회담 재개의) 우선적 조건으로 보고 있는 터라 현재의 경색된 남북관계를 그대로 두고는 고립구도를 깰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면서 “미국에 대한 입장은 1월 하순 열릴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본 뒤 정하려는 생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런 유화적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은 당분간 수그러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우회적으로 `남북대화 메시지’를 내놓기는 했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대화 카드‘에 힘을 싣기 위해서라도 군사적 위기감을 쉽게 걷어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동사설은 이와 관련, “인민군대는 주체적인 전쟁관점과 멸적의 투지를 안고 고도의 격동상태를 견지해야 한다”면서 “인민군대의 대응방식은 무자비한 섬멸전으로 우리의 하늘과 땅, 바다를 건드리는 자들을 추호도 용서치 않을 것”이라며, 늘 해오던 위협 발언을 빼놓지 않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남북 당국간 대화와 교류협력에 대해 상당히 개방된 입장을 보였지만 군사적으로는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면서 “올해에도 상당 기간 남북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작년 마지막날 자신의 `선군혁명 영도’를 상징하는 탱크부대를 시찰하고 군사훈련을 참관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김 위원장은 구랍 31일, 6.25전쟁 당시 서울에 처음 입성한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에 가, 신형 전차 `폭풍호’ 등이 참가한 기동훈련을 참관했다.
 
김 위원장은 작년 정초(1월5일 조선중앙TV 보도)에도 첫 군 현지지도로 이 부대를 시찰하고 남침 가상훈련을 참관했는데, 작년의 처음과 마지막 공개활동 일정을 이 부대 훈련 참관으로 잡아 군사적 대비태세를 과시한 셈이다.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은 “한반도 정세가 전환기에 접어들어 관련국들은 대화와 대결 양면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북한도 (남한과) 확실한 대화국면이 열리기 전까지 군사적 대비태세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주변 정세가 악화될 경우 3차 핵실험 등 강력한 도발로 국면전환을 시도할 가능성도 여전히 살아 있다”고 지적했다.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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