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지수가 2005년 우리 주식시장이나 1990년 미국 증시에서 나타났던 '영광의 서막'을 재현할 수 있을까.
많은 투자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이 전망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단순히 지수의 움직임 뿐아니라 시장을 둘러싼 여건 중에 유사한 부분이 적지 않다며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005년 초 코스피지수는 730 부근에서 저점을 형성하고 900선까지 반등하면서 세자릿수 지수를 완벽하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푼 상태였다.
현재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점을 불과 14포인트가량 앞둔 것과 유사한 모습이다.
1994년 한때 1,100선을 웃돌았던 코스피지수는 1999년과 2000년 초 사이에 잠시 1,000선 위에 머물렀지만, 2002년과 2004년 초에 1,000선 돌파에 실패하며 자칫 지수가 500~1,000 사이에서 맴도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해를 넘겨 2005년을 맞은 코스피지수는 하반기에 마침내 '마의 1,000포인트' 벽을 떨쳐냈고, 이듬해와 2007년에 걸쳐 나타난 강한 상승의 발판이 됐다.
교보증권 김동하 연구원은 "2005년 우리나라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잇따라 반등하며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처럼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국내와 OECD 경기선행지수가 반등을 앞두고 있다"며 '기시감(데자뷰)'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2005년의 증시 주변 환경이 현재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코스피지수가 1990년 미국 증시에서 나타났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의 움직임을 따라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1983년부터 본격적으로 1,000포인트 위로 올라선 다우지수는 1987년 2,600대까지 상승했다가 1,800대로의 다소 급격한 조정을 거친 뒤 1989년에는 다시 2,700선 부근을 오가며 사상 최고점을 넘어 다시 도약할 수 있을지 여부를 가늠하는 모습이었다.
이듬해인 1990년 다우지수는 2,800대와 2,400대를 오가며 잠시 숨을 고르는 듯 했으나 결국 1999년 10,000대에 도달하는 기초가 됐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와 간접투자문화의 확산, 급속히 호전되는 기업가치, 공공 자금의 증시 유입 같은 우리 증시의 상황이 20여년 전 미국과 유사하다"며 "낙관적 전망일 수 있지만 코스피지수도 1990년대의 다우지수와 유사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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