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가 후반기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꾸리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점에서 윤증현 경제팀 2기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에 유가가 급등하고 중국발 인플레이션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물가와 민생 안정 문제가 최대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그런 점에서 공석인 청와대 경제수석을 누가 맡을지도 관심사다.
2일 청와대 및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개각으로 경제부처의 대거 인사이동도 예고돼 관가가 술렁이고 있다.
우선 대통령실 경제수석에 기획재정부 차관급이 옮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럴 경우 차관 후속 인사도 곧 단행될 전망이다.
경제수석에는 임종룡 재정부 차관과 신제윤 차관보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이 경제수석 직을 겸일 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신 차관보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낙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밖에 8개월 넘게 공석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도 이번 개각과 맞물려 채워질 것으로 예측되며 금융감독원장의 교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창용 G20 정상회의준비위원회 기획조정단장이 성공적인 G20 정상회의 개최 공로를 인정받아 금융통화위원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이번 개각으로 물러나게 된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어떤 식으로든 현 정부 내에서 또다른 중책이 주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수출입은행장도 재정부 출신이 맡았다는 점에서 재정부 고위직의 인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경제부처의 '맏형'인 윤증현 재정부 장관의 리더십에 힘을 실어주면서 경제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측되지만 잡음없는 팀워크를 구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2·31 개각의 최대 하일라이트인 최중경 청와대 경제수석의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이 자칫 경제팀의 화합과 힘의 균형을 흔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 내정자는 현 정부 초대 재정부 장관이자 이 대통령의 경제교사인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의 신임을 한몸에 받아왔다는 점에서 윤 장관과 실물부문 정책에서 불협화음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에는 고유가와 환율문제 등 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악재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만큼 최 내정자 내정이 갖는 의미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고환율주의자라는 평가와 ‘최틀러’라는 닉네임에서 알수 있듯이 소신이 뚜렷해 환율하락 등에 적극적인 대응책을 강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실세로 거론되는 박영준 지경부 1차관과 어떤 관계를 이어나갈지도 안팎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다소 의외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동수 공정위원장 내정자가 정책 방향을 '물가잡기'에 치중할 경우 재정부와 마찰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내정자는 경제기획원과 기획재정부에서 사무관부터 차관까지 거치면서 물가안정과 소비자보호에 남다른 경력을 갖춰 공정위는 ‘공정사회’ 구현과 함께 물가 잡기에도 정책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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