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워스 대표의 이번 순방은 지난 연말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북한과의 대화재개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 차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지사가 평양을 방문한 뒤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부각시켰고, 이명박 대통령도 연말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언급하면서 대화국면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때문에 보즈워스 대표가 오는 19일 예정된 워싱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주변국들을 잇따라 방문하면서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의견조율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보즈워스 대표는 4일 한국에 도착한 뒤 5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예방하고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면담할 예정이다.
그는 위 본부장과의 회동에서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과 수순, 사전정지 방안을 놓고 심도 있는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는 이어 김관진 국방장관을 만나 북한의 최근 동향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북한의 도발 및 핵·미사일 프로그램 위협에 맞서 양국간 동맹관계를 심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보즈워스의 이번 아시아 순방의 궁극적인 목적은 중국과의 의견조율에 많은 비중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그동안 주변국들의 대북 압박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북한 감싸기를 지속하며 대화 재개를 통한 해법만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중국과의 대화를 통해 남북 대결로 빚어진 미·중 대결구도를 완화하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인 북핵문제 해법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 소식통들은 "보즈워스 대표 일행의 아시아 순방이 구체적인 방향을 설정한 뒤 그 목표를 향해 분위기를 몰고 가려는 의도에서 기획된 것이 아니라,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다음 수순으로 넘어갈지를 판단하기 위한 행보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아직 북한이 천안함 및 연평도 사태와 같은 도발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고,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을 보여준 적도 없기 때문에 일단 한·중·일 3개국의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