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미우주무(未雨綢繆)'의 교훈을 되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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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2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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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대 기자.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미우주무(未雨綢繆)'라는 말이 있다. ‘비가 내리기 전 낡은 문을 손질한다’는 뜻으로, 중국 후한 말 위나라의 젊은 명장 학소가 북벌을 감행한 촉나라의 제갈량을 막기 위해 쌀을 모으고 성벽을 단단히 쌓은 후 승리를 이끈 모습에서 유래됐다.

이처럼 전쟁을 준비할 때 쌀을 비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면 눈(雪)과의 전쟁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일은 ‘제설제’를 비축하는 일일 것이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눈과의 전쟁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밤새 3~4cm가량 내리는 눈에도 도로는 오전내내 마비상태다. 기상이변으로 폭설 빈도 및 강설량이 증가함에 따라 일시적 제설제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말부터는 양상이 달라질 공산이 크다.

바로 국지성 폭설시 필요지역에 신속히 제설제를 지원하기 위한 ‘중앙 비축제’ 도입이 그것이다.

눈과의 전쟁에서 ‘군량미’ 역할을 할 제설제의 비축창고가 올해 9월 수도권 및 강원권부터 단계적으로 건설된다. 이에 수도권·충청권·호남권·강원권 등 대도시 권역별로 제설제를 비축한 23개 창고에서 유사시 필요한 지역에 신속히 지원될 전망이다.

물론 이같은 사전대책에도 우려할 점이 여전하다.

전쟁을 대비해 쌀을 모으고 성벽을 쌓아도 병역 및 장비의 관리 체계가 효율적이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 현재 도로법 제20조에 따른 도로관리가 그것이다. 고속도로·국도 등 도로의 성격에 따라 정부 및 각 관할시도가 나눠 관리한다. 하지만 이같은 법제가 효율적인 제설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다. 바로 옆 도로가 관할청이 다르다는 이유로 제설작업이 미뤄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따라서 도로의 통합관리가 절실하다. 제설제가 충분히 비축된다면 눈 덮힌 모든 도로에 충분히 뿌려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관리체계의 일원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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