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프런티어] "최고가 되려면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가져라" 조정희 푸르덴셜생명 지점장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야생마들은 한 곳에 갇혀 주는 것만 받아 먹고는 살 수 없다. 드넓은 초원을 누비며 무한히 펼쳐친 신선한 풀을 뜯어 먹어야 살 수 있다.

조정희 푸르덴셜생명 지점장(사진·40)은 야생마 같은 여성리더이자 보험전문가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에서 학사·석사를 마치고 삼성, LG 등 국내 최고의 대기업과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서 요직을 거친 그의 심상찮은 이력에서 이미 야생마 같은 힘찬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조 지점장은 먼저 자신의 성격을 “본질적으로 괸 물을 싫어한다”고 묘사했다. 그는 이어 “한계에 부딪히는 것을 즐기고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강한 마음이 생기기 때문에 과거 일을 관두고 개인의 성과를 능력으로 인정해주는 보험업계로 왔다”고 밝혔다.

그는 컨설팅 일도 본인에게 맞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도리어 재미와 열정을 느끼며 일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부로서 아이들 양육과 직장일을 병행하면서 ‘이게 정말 나에게 맞는 일일까’ ‘평생할 수 있을까’ ‘더 하면 나는 어떤 모습을 하게 될까’라는 생각을 거듭했다고 한다.

그는 “처음에는 보험업을 고려해보며 ‘빠른 시간안에 성공할 수 있겠다’는 점만 눈에 띄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나 점점 고려해 보면 볼수록 그동안 고민해왔던 문제가 보험업을 하다 보면 풀릴 것만 같았다고 했다.

시간으로 성공하는 일이 아니라 성과로 인정받는 점이라는 것, 또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보니 오래 하다보면 노하우가 생긴다는 점이 특히 본인 고민에 해답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그래서 무엇인가 하고 싶으면 꼭 해야만 하는 성격인 그는 보험업계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성공했다. 그는 “보험업에 대한 깊은 관심이라기보다는 어떻게 살지 고민하던 차에 보험업이 눈에 들어왔을 뿐”이라고 말하면서도 주변 사람들이 “쟤가 보험업에 미쳤나?”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일에 파묻혔다고 말했다.

조 지점장은 그야말로 ‘신화’를 이뤄낸 인물이다.

2002년 라이프플래너로 입사했던 그는 생명보험 판매 업계에서 명예의 전당으로 여겨지는 ‘백만불원탁회의(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 회원 가입을 1년만에 달성한 후 이후 연이어 매년 MDRT를 달성해왔다. 또, 몸이 무겁고 힘든 임신 만삭 시기에 최고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비법이 궁금했다. 그는 “열정적으로 열심히, 꾸준히 했다”며 단순한 진리를 전했다. 그는 주부로서 주말엔 육아에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에 하루에 상담을 5~7명 꾸준히 했다고 말했다.

또 주변 지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왜 그 좋은 업계를 다 버리고 보험 쪽으로 왔느냐’라고 묻는데, 과거의 지인들도 다 지금일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가 거쳐온 곳이 국내 최고의 대학과 대기업이었기 때문에 조 지점장 주변 인물들이 대부분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샐러리맨, 교수나 연구원들이라서 만날 수 있었던 사람들이 많고 다양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인들이 다들 안정된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그의 권유가 잘 받아들여졌다는 이점도 있었다고 전했다.

성격 덕도 있다. 조 지점장은 “누구와도 대화가 잘되고 공감을 잘하는 것이 내 장점”이라고 들었다. 다양한 업종, 다양한 생각을 가진 누군가를 만나더라도 대화를 잘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보험업이 딱이었다는 것이다.

푸르덴셜생명은 다른 보험사와 달리 여성 라이프플래너 수가 적다. 지금도 전체의 85% 이상이 남성이고, 여성은 1700명 중 10%가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조 지점장은 “푸르덴셜은 여성 라이프플래너 수가 적기 때문에 지난 몇년간 회사 차원에서 여성 라이프플래너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잠재력이 있는 여성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프로그램인 ‘다이아몬드 프로젝트’에 발탁돼 남들보다 일찍 지점장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래서 현재 조 지점장이 담당하고 있는 라이프플래너들은 모두 여성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여성리더들 간의 연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 그는 ‘집중적인 여성육성’에 대한 인식과 달리 “여성들만의 교류집단이 꼭 필요합니까”라고 반문했다.

경쟁은 어차피 남성들과 하는데 굳이 여성들간 연대를 중요시할 필요가 있냐는 말이다.

그는 지금껏 ‘여자’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학교나 회사에서 희소 가치로 인해 더 배려를 받았다며 여자임을 스스로 의식하지 않고 한 사람의 프로로서 일에 승부를 거는 것이 정석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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