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전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
김 전 대통령은 5일 서울 상도동 자택에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신년 인사를 받는 자리에서 "내가 죽으면 끝난다. 내가 영원히 살지는 못하니까. 지금 금년에 83세가 되었고 우리 집 사람도 83세"라며 "(자녀에게) 일체 물려주는 것이 없다"고 말하면서 상도동 자택과 거제도 토지를 비롯한 재산의 전부를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재산의 사회환원을 어떻게 결심했느냐'는 안 대표의 질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내가 가지고 있거나 자식들한테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전 대통령 재산은 상도동 자택을 포함해 50억원 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상도동 자택과 거제도 땅은 사단법인 '김영삼 민주센터'에, 거제도 생가는 거제시에 기부될 예정이다.
안 대표는 "정치인의 훌륭한 귀감이 될 일을 하셨다"고 답한 뒤 "건강이 좋아 백수 이상 사실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김 전 대통령의 이날 전재산 기부 결정 발표는 최근들어 국내외적으로 일고 있는 재산 사회 환원의 분위기와 맞물려 대한민국 정치권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안 대표에게 "한나라당이 잘해야 한다"며 "여당의 책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회 폭력 사태와 관련해서는 "내가 국회의원할 때만 해도 사람들이 정치를 잘 모를 때라 심하게 몸싸움을 했지만 지금은 정치를 아는 시절인데 현 국회 모습이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저히 국회의원이 해서는 안 되는 말까지 하고 대통령을 마구잡이로 욕하는데, 이는 있을 수가 없다. 우리가 의원할 때는 대통령을 그렇게 욕하지 않았고 최고 원로로 예우했다"며 "지금 국회가 하는 것은 참 부끄럽다"고 말했다. 최근 야권 일각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강도높은 발언을 한 데 대한 우회적 비판인 셈이다.
이에 안 대표는 "요즘 정치 금도를 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어 안타깝다"며 "한나라당은 서민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두가지 핵심과제로 추진해 민심을 잘 헤아리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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