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1조 달러 시대는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이 가파르게 높아지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국가 신용도 제고와 국내 기업에 대한 신뢰도 제고로 국내 금융시장 활성화와 국제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중국발 물가 불안과 중국 기업들의 거센 추격 등 대외적인 위험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수출시장 및 산업분야 다변화(Diversification)'는 우리 경제가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 명목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빠른 경기 회복에 힘입어 1조 달러(1100조원)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 규모에서 세계 13~14위 수준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2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경제위기를 겪으며 잠시 내줬던 2만 달러 고지를 지난해 다시 되찾은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GNI)이 53년 67달러, 65년 100달러, 77년 1000달러, 95년 1만 달러였음을 감안하면 괄목할 성장세다.
자본시장의 성숙도를 의미하는 증시 시가총액도 지난해 1000조원을 돌파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주식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연말 1237조원으로 불어났다. 93년(11조2000억원) 이후 17년 만에 10배 이상으로 몸집을 불렸다. 기업실적 호조에 힘입어 주가가 2080선을 웃돌면서 시가총액은 1000조원 시대를 굳건히 지킬 전망이다.
2011년 전망도 나쁘지 않다. 정부는 GDP 성장률을 5%대로 본다. 증권사를 비롯한 민간에선 4%대를 내다보지만 잠재성장률에 견줘 크게 뒤지지 않는다.
시가총액이 GDP보다 많아진 게 과열신호라는 해석도 있지만 수출에 강한 한국기업의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28%에서 올 10%안팎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해 증가율은 2009년 14% 감소한 뒤 정상궤도로 돌아가는 과정을 반영한 것이다. 세계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두 자릿수 증가율은 괜찮은 숫자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 경우 사상 처음으로 올해 무역규모 1조 달러, 교역규모 세계 8위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트리플 1조 달러’ 시대라는 양적 확대보다는 이제는 부가가치를 높이는 쪽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출에만 의존한 성장이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다. 수출의 역할이 커지는 만큼 외풍에 시달릴 가능성도 커졌다는 얘기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관계자는 “무엇보다 내수 확대와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며 “특히 취약한 국가브랜드가 수출기업의 브랜드와 부가가치를 깎아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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