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주기식 서민금융, 기관부실·혈세낭비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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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0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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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신보 햇살론 대손율 연간 10% 달해...구상권 회수에 골몰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정부의 '퍼주기식' 서민 금융지원이 금융기관의 부실 우려를 키우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햇살론 보증을 서고 있는 개별 지역신용보증재단은 햇살론의 대손율이 연간 1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벌써부터 구상권 회수에 골몰하고 있다.

한 지역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햇살론 보증은 정부의 기준에 맞춰 '승인제'로 실시하고 있어 대손율이 높게 나오고 있다"며 "추가 보증재원이 전무한 상황에서 대손율 증가는 결국 기관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역신보는 그동안 보증 심사시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이 개발한 신용평가시스템(CCS)을 사용해왔다. 지역신보는 그동안 이 모델을 사용해 2% 안팎의 대손율을 유지했으나, 정부 기준에 맞춰 승인제로 바꾸면서 대손율이 대폭 상승했다.

햇살론이 승인제로 시행되면서 실제로 대출을 하는 상호금융기관과 저축은행의 연체율도 오르는 추세다.

한국신용정보가 지난해 햇살론 대출자(8월 신규고객)를 대상으로 대출 실행 이후 30일 내 연체율을 산정한 결과 새마을금고 5.52%, 신협 4.91%, 저축은행 4.70%, 수협 3.51%로 집계됐다.

이들 기관의 같은 달 일반대출 연체율은 새마을금고 3.84%, 신협 4.74%, 수협 2.80% 등으로 햇살론보다 낮았다.

상황이 이와 같자 정부의 퍼주기식 서민 금융지원이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과도한 서민지원이 금융기관의 부실, 혈세 투입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보증기관 관계자는 "보증 업무는 정부 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며 "선거 등 정치적 이슈와 얽히는 경우에는 기관의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10년 전 IT 버블 당시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은 정부 정책에 따라 무차별적인 보증을 벌였다 큰 손실을 입기도 했다. 신보와 기보가 1999~2002년 3년간 보증심사 소홀과 보증사고 후 관리 소홀 등으로 입은 손실액은 1000억원에 달한다.

또 지난 2004년에는 신보·기보·지역신보 등이 3조4913억원에 달하는 빚을 대신 갚아줬으며, 이로 인해 1조1607억원의 정부 출연금이 투입됐다.

지난해 국감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권택기 의원(한나라당)은 "햇살론 대출시 대출 용도에 대해 소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출해주고 있기 때문에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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