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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의 중심은 수어장대다. 어느 코스로 트래킹을 떠나도 수어장대만 바라보고 걸으면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날씨가 좋은 날 수어장대에 오르면 멀리 인천 앞바다까지 바라볼 수 있다. 사진은 한 폭의 풍경화 같은 수어장대의 설경. |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에게 ‘남한산성 갔다 왔느냐’고 한다면 아마 펄쩍 뛸지도 모를 일이다. 역사적으로도 400년 전 ‘삼전도의 굴욕’으로 우리에게는 아픈 상처로 남아있다.
그러나 지금은 수도권 최대의 자연 소나무 생태계를 보존하고 있는 자연 휴양림으로 다양한 먹을거리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 쏠쏠한 재미가 있는 산책로 등 새로운 문화 휴양지로 자리 잡았다.
남한산성의 성벽은 주봉인 청량산을 중심으로 북쪽으로 연주봉, 동쪽으로 망월봉과 벌봉, 그리고 남쪽으로 몇 개의 봉우리를 연결해 길이가 11.7㎞(본성 9㎞, 외성 2.7㎞)로 수도권의 대표적 눈꽃 트레킹 코스로 꼽힌다.
튼튼한 성벽 옆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서울시내와 성남시내도 한 눈에 들어온다.
남한산성의 트래킹 코스로는 다섯 가지다.
대부분의 코스는 출발하는 방향만 다를 뿐 수어장대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간단하다.
첫 번째는 산성로터리를 출발해 동문과 서문, 수어장대, 영춘정, 남문을 거쳐 다시 산성로터리로 돌아오는 코스로 총 3.8km다. 1시간 20분 소요된다.
두 번째는 산성로터리를 출발해 영월정, 숭렬전을 지나 수어장대까지 올랐다가 서문과 국청사를 지나 다시 돌아오는 코스로 2.9km다. 소요 시간은 1시간 남짓이다. 다섯 가지 코스 중 가장 짧다.
세 번째는 남한산성역사관을 출발점 해 현절사를 기나 벌봉까지 올랐다가 장경사, 망월사, 지수당을 지나 다시 남한산성역사관으로 돌아오는 총 5.7km로 2시간이 걸린다.
네 번째는 산성로터리에서 남문, 남장대터, 동문, 지수당, 개원사를 들러 다시 산성로터리로 돌아오는 코스로 3.8km에 1시간 20분이 걸린다.
마지막은 남한산성역사관에서 시작해 동문, 동장대 터, 북문, 서문, 수어장대, 영춘정, 남문, 동문을 모두 둘러보는 총 7.7km에 3시간30분이 소요되는 가장 긴 코스다.
남한산성의 가장 대표적인 문화유적은 수어장대다. 서장대라고도 부른다. 인조 2년(1624) 군사적 목적으로 동서남북에 4개의 장대가 세웠으나 지금은 모두 없어지고 유일하게 남아있는 것이 바로 수어장대다.
날씨가 좋으면 서울, 고양, 양주, 양평, 용인은 물론이고 인천 앞바다의 낙조까지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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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문화원에 전시된 옛 술상차림. 남한산성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색다른 볼거리다. |
이밖에도 트래킹 중간 중간에 만나는 현절사, 문무관, 장경사, 지수당, 영월정, 침괘정, 이서 장군사당, 숭렬전, 보, 루, 돈대 등이 남아 있다.
남한산성역사관 인근에는 남한산성소주문화원이라는 이색 전시관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배달음식이었던 효종갱에 대한 설명도 재미있다. 효종갱은 ‘새벽종이 울릴 때 서울에서 받아먹는 국’이라는 뜻이다. 경기도 광주에서 하루 종일 끓인 해장국이 너무도 맛있어서 서울까지 배달이 되었다고 한다. 양반집 하인들은 효종갱이 식지 않도록 음식이 든 항아리를 솜이불로 싼 다음 서너 시간을 걸어서 양반들의 아침상에 올렸다는 것이다.
효종갱은 쇠갈비, 전복, 해삼, 배추속, 콩나물, 표고버섯 등을 넣고 종일 끓였다.
효종갱이 양반들의 해장국이었다면 일명 ‘뜨끈이’라는 토장국은 서민들의 해장국이었다. 쇠뼈를 우려낸 국물에 된장을 풀고 무를 넣어 오랜 시간 끓이고 파와 양지수육을 첨가해서 먹었으며 조선시대 후기에는 된장 대신 고추장을 넣어 벌겋고 맵게 끓였다.
참살이 탁주 빚기, 전통소주 내리기, 누룩 빚기 등 전통주 체험은 예약을 해야 가능하다. 남한산성소주(경기도 무형문화재 제 13호)는 조선 선조 때부터 진상된 술이라고 한다. 전통주 가운에 유일하게 재래식 엿을 넣고 만들어 향취가 매우 좋을 뿐만 아니라 식욕 증진, 피로 회복, 혈액 순환 등에 좋다고 한다.
퇴촌면사무소에서 가까운 경안천 습지생태공원은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가기에 좋은 곳이다. 경안천이라는 명칭은 과거의 광주군청 경안리와 지금의 광주시 경안동에서 유래했다. ‘경안’은 ‘서울에서 가깝다’라는 뜻을 지녔다.
산책로 중간 중간에는 ‘갈대습지의 수질정화 원리’, ‘경안천에 살고 있는 곤충’, ‘경안천에 살고 있는 새들’, ‘주요 자생식물’ 등을 주제로 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남한산성 주변에는 맛 집들이 많이 모여 있다. 대표적인 음식은 모판대신 면포를 이용해 직접 만든 주먹두부다.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두부메뉴를 내놓을 정도다. 대물림으로 두부를 만드는 오복순두부집(746-3567)이 유명하다. 산채정식으로는 이곳의 터줏대감을 자처하는 벽제장(734-4296)을 꼽는다.
이밖에도 닭백숙, 오리요리, 산채정식 요리점 등 70여 곳이 영업 중이다. 도토리묵과 파전, 감자전을 파는 곳도 많다. 여기에 막걸리 한사발이면 말이 필요 없다. [자료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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