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 공사비, 경제성 논란 등으로 인해 의구심이 제기됐던 대형국책사업이기 때문이다. 제주에선 막대한 경제파급 효과와 ‘섬’이란 고립성을 탈피시켜 경제 체질 일대 변혁을 이룰 것으로 기대됐던 사업이다.
국토해양부가 교통연구원에 한-중, 한-일 해저터널에 대해 검토한 결과 경제성이 없다고 지난 4일 밝혔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지난해 초부터 중국 웨이하이(威海)와 인천, 화성, 평택·당진, 황해도 옹진(북한) 등 한곳을 연결하는 한-중 해저터널과 부산-쓰시마-후쿠오카를 연결하는 한-일 해저터널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했다. 조사결과 비용편익비가 타당성 수준인 0.8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전남-제주 해저터널은 어떨까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현재 국토부는 ‘전남-제주 해저고속철도 타당성 조사’를 교통연구원에 의뢰한 상태다. 지난 해 5월 착수해 올해 8월이면 결과 나온다.
용역 수행 기간 중반에 불과한 시점에서 악재가 터져 나온 셈이다. 사실 해저터널은 제주도에서도 ‘반신반의’ 하고 있는 사안이다.
우근민 제주지사도 지난해 10월 발표한 ‘우근민 제주도정 공약집’을 통해서 해저터널에 대해 외국사례를 들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도는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총 연장 50km의 유로해저터널(해저 38km)은 1994년 개통 이후 공사채무액과 운영 적자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 1988년 개통한 총 연장 53km의 일본 세이칸(혼슈-훗가이도) 해저터널도 막대한 유지관리비용이 들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교통연구원 이재훈 철도연구실장은 “한중일 해저터널과 전남-제주 해저터널은 (경제성)상황이 다르다”며 “아직은 용역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어떤 결론이 날지 모른다”고 섣부른 예측을 경계했다.
해저터널이 들어서고 기존 고속철과 연계되면 서울∼제주간 2시간 30분이면 주파하고 목포와 제주 노선은 40분이 걸릴 것으로 한국교통연구원은 지난 2008년 예측했다. 서울과 제주, 목포가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이는 셈이다. 사업기간은 11년이 걸리고 사업비는 14조6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아주경제 양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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