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호주, 관광업계 '울상'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자연경관이 빼어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스위스와 호주의 관광업계가 관광객 유치에 애를 먹고 있다. 두 국가 모두 자국 통화 가치가 크게 상승해서다. 특히 호주는 물난리까지 겹쳐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자에서 해외 관광객들이 스위스 프랑과 호주 달러 가치가 오름에 따라 여행비용이 늘어나게 되자 이들 두 국가에 발길을 끊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스위스 프랑은 16개 주요 통화 중 달러 대비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으며 유로화 대비 역대 고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인해 스위스 프랑이 투자자들에게 안전자산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영국 브리스톨에서 거주하는 마크 버틀러는 최근 스위스를 찾은 소감을 ‘악몽’이라고 표현하며 “스키장 입장료, 스키 대여료, 음식 가격 등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불평했다.

그동안 스위스 관광산업은 연간 300억 스위스 프랑(320억달러)의 매출을 거두어왔으나 올해는 1억5000만~5억 스위스 프랑 규모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측된다.

스위스 국내총생산(GDP)의 3~4%를 차지하고 있는 스위스 관광업계는 이같은 상황에서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이다.

운송업체 융프라우바넨홀딩의 시몬 비켈은 “해외 관광객들에게 환전 서비스를 포함하는 관광패키지를 제공 중”이라며 스키장 입장료와 호텔숙박을 포함하는 이 패키지의 경우 1유로당 1.5 스위스 프랑으로 쳐서 환전해준다고 소개했다. 이는 유로화 대비 1.25프랑인 현 시세에서 17% 할인된 환율이다.

비켈은 “마진이 줄더라도 관광객들을 끌자면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호주 관광업계도 환율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6개월동안 호주 달러가 달러화 대비 20% 상승하자 해외 관광객들이 크게 줄어서다.

설상가상 호주는 최악의 홍수까지 겹쳐 관광객들이 언제 다시 호주를 찾게 될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한 호텔매니저는 “홍수가 계속 이어지면서 예약을 취소하거나 스케쥴을 새로 잡는 것이 일이 됐다”며 일부 지역 호텔에서는 수일째 숙박객들을 대피시키거나 호텔문을 닫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전체 중소기업의 29%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 관광업체들이 이같은 피해로 직격탄을 맞았다고 밝혔다.

호주 퀸즐랜드관광산업협회는 퀸즐랜드주가 홍수로 인해 약 1억 호주달러(9990만 달러)의 피해를 입었다고 추산했다.

경제학자들은 홍수로 인해 호주의 전체 GDP 중 25억 호주 달러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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