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강남 아파트 시장...중대형이 더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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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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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4구 중대형 거래량 소형 앞질러<br/>10억 이상 고가주택 거래 가장 많아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최근 혹한으로 한강물이 꽁꽁 얼어붙고 있지만 서울 강남권 아파트 시장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주택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등 각종 규제로 묶여 있지만 이를 비웃듯 이 지역 아파트 몸값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특히 소형 아파트 보다는 중대형을 중심으로 거래가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10억원 이상의 고가주택 거래량이 급증해 실수요보다 '바닥을 쳤다'는 인식을 바탕으로한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강남에서는 중대형이 인기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소형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중대형을 앞지른지 오래지만, 서울 강남권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중형과 대형 아파트 거래량이 소형 아파트 거래량을 넘어선 것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다이렉트가 지난해 서울시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의 아파트 거래량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강남4구의 중대형 아파트(전용면적 85㎡이상) 거래량은 3286가구로 전체 거래량의 69%를 차지했다. 소형 아파트 거래량은 1455가구로 전체의 31%에 불과했다.

가격대별로는 9억원 이상 아파트의 거래량 증가가 돋보였다. 지난해 2분기 437가구에서 3분기 589가구로 조금 늘어나더니 4분기에는 1537가구로 전기 대비 약 3배나 증가했다.

특히 10억원 이상 고가 주택 거래량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1분기 902가구에서 2분기 340가구, 3분기 452가구로 급감한 이후 4분기 들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1179가구나 팔려나갔다. 이는 같은 기간 강남4구 전체 거래량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물량이었다.

이 처럼 강남권 아파트 시장이 지난해 4분기부터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가장 매력적인 부동산 투자 상품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주택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강남권 주택시장에 몰렸다는 분석이다.

또한 강남구 개포동 주공 아파트,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주요 재건축 아파트들의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서초구에서 '반포유도정비구역'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발표한 것도 반포동, 잠원동 일대 아파트값을 크게 올리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또한 앞으로 강남권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도 대기 매수자들을 끌어 들이고 있는 요인 중 하나다. 실제로 강남권에서는 지난 2000년 이후 신규 아파트 공급량의 80%을 재건축이 담당해왔다. 올해 강남권에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도 2000가구 미만이 될 전망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강남권 아파트 거래가 급증한 것이 새로운 개발호재 때문은 아니었다"며 "지난해 가을 강남권 급매물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집값 바닥론'이 확산되고, 이에 따라 투자 대기수요가 선도시장인 강남권으로 몰렸다"고 말했다.

◆ 강남권 상승세 올해도 계속된다

지난해 4분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강남권 아파트 시장이 올해도 오름세를 계속 유지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저금리 상황 지속, 전세가격 급등, 공급 부족 등의 원인으로 수도권 전체 주택시장이 회복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는 부동산 투자 수요 뿐만 아니라 실거주 차원에서 접근하는 수요, 유동성 증가로 인한 투자 위험 분산을 위한 수요 등이 늘어나며 강남권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늘어나는 실정이다.

김규정 본부장은 "올해 강남권 아파트값이 단기간에 급등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하지만 선도시장으로서 전체적인 주택시장 회복 상황에 돋보일 수는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올해 강남권 주택 시장의 회복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도 상당히 많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대출 규제다.

강남3구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어 올해 3월까지로 예정된 DTI 규제 완화 조치에는 적용 되지 않았지만 전체 시장 흐름상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빠르게 오르는 물가와 계속 지적되고 있는 가계 부채 증가 문제는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강남권 주택시장은 전체 부동산시장을 선도하는 곳으로 시중의 유동성 현금이 모이는 지점"이라며 "최근 급매물이 다 팔리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리인상,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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