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최근 수년 동안 글로벌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하면서 세계 경제 활동의 5분의 1을 담당하고 있는 주요 개도국들이 모두 인플레이션 확산으로 속을 끓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국가의 중앙은행들은 최근 몇주간 금리를 인상했거나 인상할 방침으로 있는 등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다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특히 인도와 러시아는 양파와 밀의 수출을 금지하고, 중국은 식용유와 같은 품목들에 대한 가격 통제에 들어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올해 거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물가안정을 설정했다고 중국 언론이 보도했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지난해 은행 지급준비율을 6차례 인상했던 인민은행은 작년 10월 2년 만에 처음 금리를 올린 데 이어 크리스마스에 전격적으로 대출 및 예금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린 바 있다.
올해도 물가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의 현재 정기예금 금리가 2.75%에 불과해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인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올해 적어도 3차례에 걸쳐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도의 경우, 양파 등 채소에서 시작된 식품 물가 상승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다른 소비재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인도준비은행(RBI)이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인도의 식품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25일 현재 연율 18.32%로 급등했다.
이 같은 물가급등은 지난 한해 동안 무려 82.47%의 가격 상승을 보인 양파와 평균 58.85% 비싸진 다른 채소가격들이 주범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중앙은행도 물가상승을 억제하고 헤알화 강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인상키로 했다.
이 조치는 오는 4월 4일 실시되며, 지급준비율은 각 시중은행의 자산 및 외환 거래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될 예정이다.
러시아 역시 지난해 여름 가뭄으로 인해 밀 가격이 폭등하면서 정부의 물가상승 억제 목표인 6-7%를 상회해 지난 한 해 동안 8.7%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러시아 중앙은행도 수개월내에 금리를 인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개도국들이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앞다퉈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있고 이로 인해 이들 국가의 성장률 저하와 함께, 글로벌 경제 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은 올해 가장 주목할 리스크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스탠다드차타드의 니컬러스 콴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브라질 등 신흥개도국들은 미국 연방은행(연준)의 6000억 달러에 달하는 유동성 조치로 인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상품 가격을 인상시켜 결과적으로 개도국들의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지만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있다”며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아주경제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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