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아주경제 강정태 기자)제주도가‘제 2의 삼다수’라 불리는 ‘용암해수’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용암해수는 현무암층에 의해 자연 여과된 바닷물이 육상 지하로 흘러든 물을 말한다. 제주 동부지역에 다량으로 매장돼 있으며 바나듐, 셀레늄, 게르마늄 등 미네랄이 풍부하게 녹아들어간 기능성 물이다.
해양심층수와는 다르다고 한다. 해양심층수가 말 그대로 깊은 바닷속 물을 끌어온다면 용암해수는 1차 여과를 거쳐 해저 지하로 유입된 바닷물을 쓴다.
비용도 저렴하다. 육상에서 물을 뽑아내는 게 가능한 덕분에 굴착과 시설비를 합해도 2억∼3억원이면 충분하다는 게 제주도의 설명이다. 반면 해저 취수관 공사가 필요한 해양심층수는 70억∼100억원이 비용이 든다고 알려졌다.
도는 다음 달 열리는 제주도의회 임시회에 용암해수단지 조성사업을 위한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안을 낼 계획이다.
이 변경안이 도의회를 통과하면 제주도와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가 146억 7000만원을 공동 출자해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19만5000㎡에 용암해수산업단지 조성사업을 벌인다.
제주도개발공사가 먹는 샘물을 독점적으로 생산하고 입주기업들은 소금, 기능성음료, 향장품 등 사업을 맡는 형태다. 사업이 시작되면 10년 이내에 3000억원 규모의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게 목표다.
장밋빛 청사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용암해수를 활용해 상품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기업들이 고개를 흔들고 있는 것.
제주도개발공사가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에 연구용역을 맡겨 지난 해 8월 발표한 ‘용암해수 사업타당성 및 경제성 분석’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가한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기 힘들다”며 난색을 보였다.
종합식품기업인 CJ 제일제당은 “용암해수의 건강 기능성에 대한 연구개발 활동이 선행돼 이를 입증할 수 있다면 사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발을 뺐다. GS 건설도 “워터파크 산업 등도 고려했지만 사업 전망이 높아 보이진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용암해수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높다.
제주대학교 이남호 화학과 교수는 “용암해수는 화산암반으로 이뤄진 제주도의 토질 특성상 생성된 제주 향토자원”이라며 “전 세계적으로도 지하해수가 존재하는 지역은 그리 많지 않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정부는 신재생에너지와 물산업을 제2의 반도체·조선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제주삼다수에 비견할 매출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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