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근무에 녹초가 된 제주도 축산담당 공무원의 말에선 긴장감이 배어 나왔다.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걷잡을 수 없게 퍼지면서 제주에서도 '방어선이 뚫리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8일 제주도 축산담당 공무원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구제역으로 의심을 받았던 돼지 2마리가 ‘음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
도내 한 양돈농가 농장주가 지난 7일 자신이 키우던 돼지 2300여 마리 중 2마리가 각각 유두부위 염증과 발굽 상처가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한때 바짝 긴장하기도 했던 것이다.
다행히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구제역 정밀검사 결과 단순한 외상과 새끼돼지 포유로 인한 염증을 밝혀졌다.
10일 현재 구제역은 6개 시도, 50개 시군에서 발생해 매몰처분을 받은 가축만 127만 마리를 넘어섰다. 호남과 경남 제주를 제외하고 전국에서 구제역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상태다.
구제역 공포는 제주 곳곳에서 확산되고 있다. 구제역 유입을 막기 위한 제주 올레코스 폐쇄 조치도 이날부터 확대됐다.
도는 앞서 축산농장을 끼고 있는 1, 2, 9코스를 폐쇄한데 이어 그동안 부분 통제했던 3코스(온평포구∼통오름∼김영갑갤러리∼표선해변)도 전면통제했다.
11코스(하모체육공원~모슬봉숲길~신평곶자왈~무릉생태학교)와 12코스(무릉~용수)도 축산농장을 거치지 않도록 우회 통행되고 있다.
구제역은 이미 축산농가 뿐만 아니라 관광업계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는 셈이다.
제주도 축정과 이성래 가축방역담당은 “정부가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에게 현실보상을 해주고 있지만 폐업보상은 해당되지 않는다”며 “구제역이 발생했을 경우 정상화 되려면 돼지 2∼3년, 소 5년 정도가 걸린다”고 말했다.
이 기간 동안은 사실상 수입이 없는 상태라는 말이다. 제주엔 돼지 50만두와 소 3만 3000두가 사육되고 있다. 조수익은 3881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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