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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진 기자. |
그러고 보면 최근 자동차 업계의 여성 고객 마케팅이 유행이다. 2000년 599만명이던 여성 면허소지자는 지난해 1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여성 운전자 눈에 띄게 늘었기 때문이다.
디자인을 내세운 기아차 역시 지난해부터 모닝, 포르테, 쏘울 등 여성에 인기있는 차종을 대상으로 각종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키를 들고 차 주위에 다가서면 실내등이 켜지는 준대형 세단 K7의 ‘웰컴 라이팅’ 기능 역시 여성 운전자의 안전을 고려했다는 게 이 회사 측 설명이다. 차에서 내릴 때 30초 동안 조명이 유지되는 ‘에스코트’ 기능도 있다.
혼다 CR-V나 지프 컴패스 등 SUV 모델도 미니스커트에 하이힐을 신고도 쉽게 차에 오르내릴 수 있도록 바닥 높이를 낮췄다. 경차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에는 힐을 신은 여성을 위한 드라이빙 슈즈를 위한 별도 수납공간도 있다.
이러한 점은 사소한 부분일지라도 여성 운전자를 배려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여자는 대개 사소한 부분에도 감동을 받는다. 여성이 명품을 좋아하는 이유도 명품은 작은 박음질까지도 완벽하기 때문이다.
다만 아쉬운 건 마케팅 뿐인지 실제 충분히 고려한 것인지는 의문스럽다. 이날의 신차 출시 사진 행사 역시 이색 퍼포먼스 외에 특별히 여성 고객을 위한 기능은 찾기 어려웠다. 최근 낮아진 SUV 역시 오프로드를 달릴 일이 거의 없는 현 도로상황을 반영한 것이지 여성 고객의 승하차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앞으로도 여성 운전자를 위한 차량 개발 및 관련 마케팅은 필연적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행사나 구색갖추기 보다는 직접 느낄 수 있는 작은 배려가 더 '그녀들'의 마음을 흔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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