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별기획] 홍콩 진출 20년, 기업 자금지원에서 IB 활성화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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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1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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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국내 금융회사들은 지난 1990년대부터 홍콩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현재 주요 은행과 증권사들이 홍콩에 현지법인 및 지점을 두고 있다.

초기에는 중국 본토에 투자를 하거나 공장을 짓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역할에 주력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내륙 제조업에 대한 현지법인 설립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홍콩 현지법인 및 지점의 역할도 변화를 겪고 있다.

여전히 기업금융 비중이 높지만 최근에는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경쟁하면서 직접투자 및 자문업무를 수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여·수신, 외환거래 등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IB 업무 확대를 위해 홍콩에서 4개의 증권업 면허를 취득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의 도로, 항만, 발전소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관련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추진 중이며 선박금융도 취급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본사 기업금융담당(RM) 및 하나대투증권과 연계 영업을 제도화해 중국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을 상대로 자금 공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열홍 하나은행 홍콩지점장은 “홍콩은 뉴욕, 런던과 더불어 중요한 외화 조달 시장으로 국내 기업의 자금 조달을 위한 신디케이트 주관 업무에 주력하고 있다”며 “IB 경험이 부족한 만큼 초기에 타겟 마켓을 설정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부터 접근을 한 후 업무 영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IB 및 국제업무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홍콩에 연수원을 설립하고 매년 100명 가량의 국제금융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또 홍콩과기대 경영대학원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1년 과정의 경영대학원 석사학위(MSc)를 부여하는 제도를 운영할 예정이다.

홍콩 현지법인 및 지점장들은 한국이 금융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홍콩을 보다 면밀히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권오균 신한은행 홍콩지점장은 “홍콩은 효율적인 세제, 노동시장, 인적자원, 교육 인프라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경제특구 설립, 외국인 학교 유치, 외국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등에서 더욱 유연한 제도를 도입해야 홍콩과 경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갑 기업은행 홍콩지점 차장은 “최근 중국 정부가 상하이를 금융 허브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영어 구사력이 뛰어난 홍콩을 쉽게 따라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영어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현승 외환은행 홍콩지점장은 “홍콩은 은행과 증권 겸업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는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제도”라며 “기업의 금융 수요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복합적인 상품 개발 및 서비스 제공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신 지점장은 “국내에서 당장 시행하기는 어렵겠지만 진입장벽을 무너뜨리고 자유 경쟁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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