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중국의 부상과 우리의 자세 외교안보연구원 중국연구센터 소장 신정승

중국의 지난해 GDP(국내총생산)가 세계 제2위로 뛰어올라 세계 중심무대를 향한 국가 부흥이 현저해지고 있으며, 천안함 사태나 연평도 폭격사태시 중국이 보여준 태도로 인해 우리 국민들의 중국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소강(小康 모두가 잘 사는 수준)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역내 안정에 외교력을 집중하겠다고 하면서 주변국과의 우호협력 강화(睦隣, 安隣, 富隣政策)를 강조해 왔다. 한편으로 지난 2008년 국제금융위기 전후로 G2라는 별명을 얻으며 대외정책에 있어 강한 자신감을 강하게 표시하고 있다. 얼마전 필리핀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인한 홍콩 관광객 사망사건이나 일본과의 조어도 분쟁에서 나타난 중국의 대응 태도는 대외 정책과 입장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예라고 볼수 있다.

중국도 인터넷과 휴대폰 인구의 확대로 정보의 확산이 빨라지고 있으며 중국국민들의 자신감을 배경으로 한 애국주의의 영향으로 중국지도부도 국민감정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특히 영토문제와 관련해서는 대외적으로 강경한 입장일수 밖에 없는 사정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수 있다.

그러나 중국이 그동안 '때를 기다리며 인내하고 실력을 키운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자세를 취해왔고, 2003년 후진타오(胡錦濤) 정권 등장 이후에도 장기간 조화발전 또는 평화발전이라는 구호를 앞세워 주변과의 안정 관계를 강조한 것을 감안하면 최근 일련의 현상에 대해 다소 의외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수 없다.

중국내에도 중국의 국력상승에 맞추어 대외적으로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중국내 주류의 생각은 아닌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작년 초부터 과거 부시행정부가 등한시했던 아시아에 대한 개입을 강화하겠다는 자세를 드러냈으며 이런 과정에서 중국은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중국 대외전략의 미묘한 변화가 미국의 이런 대 아시아 정책에 대한 대응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중국의 대외적 태도 자체가 근본적으로 강경해진 것인지 주목된다. 이는 오는 19일 개최될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보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여진다.

중국사람들은 인구나 면적, 그리고 과거의 역사적 경험에서 한국보다 훨씬 큰 대국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대체로 짧은 기간에 고도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을 높이 평가하면서 경제발전의 경험과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전략적인 면에서 미국, 일본 등 해양세력과의 사이에 위치한 지정학적인 이유도로 한반도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앞으로도 자신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해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해 나가면서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려고 할 것이다.

국가간의 관계는 시기에 따라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으며 특히 인접한 국가 간에는 항상 이해관계의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한중 관계도 예외가 아니어서 갈등과 함께 여러 가지 마찰요인이 존재하고 있다.

대북정책을 둘러싼 시각차라든지, 탈북자와 국군포로 문제에 대한 중국 측의 소극적인 태도, 언제라도 재연될 수 있는 역사 문제, 혐한감정, 산업기술 경쟁의 격화와 반덤핑 같은 통상마찰 등 크고 작은 현안들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글로벌 강대국으로서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경제적 번영에 더욱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될 것인 만큼 중국과의 교류와 협력을 확대시키되 갈등이 빚어질 경우 상호간 대화를 통해 순리적으로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바람직하다할 것이다.

한국도 앞으로 발전을 계속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상대적인 국력의 차이는 점점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한중관계가 균형을 유지하면서 상호 존중하는 호혜관계로 발전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중국대로 국력이 강해질수록 개방적이고 관용적인 태도로 주변국들을 상대해야 할 것이며 국제사회도 중국이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

국력이 큰 나라와의 관계 일수록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보편적인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의연한 자세가 필요할 듯 싶다. 물론 원칙에 입각해 의연한 자세를 갖도록 뒷받침 해주는 것은 우리의 실력과 국민적 컨센서스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경제및 산업기술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국력을 강화하여 중국이 계속 우리를 필요로 하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필요한 경우 우리 사회가 단결하여 한중관계가 균형 있게 유지돼 나가도록 힘을 합치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한 한중간 공동 발전을 위해서는 한중 FTA를 적극 추진해 우리 기업들이 중국 내수 시장에서 더많은 성과를 얻도록 해야할 것이다. 중국의 산업 경쟁력은 빠른 속도로 우리를 추격해 오고 있으며 중국시장에서의 경쟁자인 대만은 중-대만 간 사실상의 FTA를 이미 체결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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