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리딩뱅크 지위 탈환을 목표로 하는 국민은행 입장에서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 3일부터 서울 여의도 본점의 은행장실과 1층 로비에서 연좌 철야 농성을 11일째 벌이고 있다.
은행 측이 노조의 동의 없이 성과향상추진본부을 도입하고 200여명의 직원을 프로그램 대상으로 선정한 데 대해 항의하기 위해서다.
본부로 배치된 직원들은 영업력 강화를 위한 직무연수를 이수하는 한편 외부 마케팅 활동에 직접 나서 실적을 관리해야 한다.
일정 기간 동안 성과를 내지 못하면 은행을 떠나야 한다.
이에 대해 노조는 “성과향상프로그램은 지난 2005년 노사합의로 폐기된 ‘후선역 제도(성과가 부진한 직원을 후선에 배치하고 임금도 삭감하는 제도)’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며 성과향상프로그램 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 10일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민은행의 고용 파괴 및 노사관계 파탄의 주된 책임은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때문”이라며 “어 회장은 취임 이후 오직 직원들을 내쫓는 것으로 경영성과를 달성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국민은행 측은 “정년을 보장하다보니 무임승차를 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성과향상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됐다”고 해명하고 있다.
임금 협상 과정에서도 노사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노조는 “2010년 임단협 교섭이 해를 넘겨 세 차례 진행되는 동안 은행 측은 ‘임금동결’ 방침을 강요하고 있다”며 “금융노조가 합법적으로 체결한 2% 내외의 임금인상률도 묵살하면서 노사관계를 파탄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급단체인 금융노조와 한국노총 및 노동계는 물론 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은행 측이 성과향상프로그램 도입과 임금동결 방침을 철회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올해 영업력 강화 및 실적 개선을 목표로 내세운 국민은행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노사관계가 악화되면 경영진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조직 경쟁력 강화, 신상품 개발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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