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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삼익악기, 53년 국내 악기산업 이끈 주역…글로벌 악기브랜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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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1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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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변해정 기자) 전 세계 80여개국 수출, 세계 최고 피아노업체 스타인웨이 최대주주, 150년 전통 독일 피아노업체 자일러 인수…

삼익악기가 지난 53년간 일궈온 성과다. '국내 1위'라는 위상에 안주하지 않고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 결과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위기가 곧 기회…해외시장서 '선전'

삼익악기는 1958년 설립된 이래 국내 악기산업의 기초를 닦으며 업계 선구자로서의 기틀을 다져왔다. 하지만 국내 피아노시장의 포화와 무리한 계열사 확장으로 1996년 회사는 문을 닫아야 할 처지가 됐다.

고민 끝에 활동 주무대를 국내에서 해외로 전환했다. 법정관리 상태에 놓친 기업이 감행하기엔 당시로서는 파격 그 자체였다.

우선 1989년 세운 인도네시아 공장을 해외 전초기지로 삼았다. 안정적 원료수급과 다양한 해외수출 판로 확보를 위해서는 인도네시아가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세계 최고의 악기업체도 하나둘씩 사들이기 시작했다. 2002년 법정관리를 졸업한 뒤 곧바로 독일 악기업체인 베흐슈타인(C.Bechstein)을 전격 인수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저가 중국제품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브랜드의 고급화 작업에도 힘을 쏟았다. 2002년과 2008년에 독일의 악기업체인 벡스타인과 자일러를 각각 인수했다. 특히 자일러는 세계 3대 피아노 브랜드로 명성이 자자한 회사였다.

삼익악기의 브랜드 가치를 높였던 결정적인 사건은 2010년 3월 미국 악기업체 스타인웨이의 최대주주가 된 것이었다. 스타인웨이는 세계 악기의 역사 150여년 중 100년 이상 명품악기시장 1위를 유지한 브랜드다. 금융위기에 따른 매출 급감으로 은행대출 상환 압박에 시달려온 스타인웨이 경영진이 김종섭 회장에게 지분 취득을 먼저 제안해오면서 성사됐다.

김 회장은 "스타인웨이로부터 지분 인수를 제안받고 기꺼이 매입하기로 결정했다"며 "중고가형 악기인 삼익과 초고가형 악기인 스타인웨이의 결합으로 글로벌 악기 브랜드로서의 입지가 더욱 탄탄해졌다"고 말했다.

이미 피아노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삼익악기는 이제 세계적 기타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종합악기회사로 도약할 채비를 하고 있다.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유럽 통기타업체와 전자기타업체 중 적절한 인수 대상을 물색 중이다.

◆악기시장 블루오션 개척자

삼익악기는 현재 전체 매출의 70% 가량을 해외에서 거둬들이고 있는데, 수익 비중이 가장 큰 곳이 중국시장이다.

중국은 연간 피아노 판매량이 25만대에 달해 세계 피아노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삼익악기가 올해 대외 경영전략 1순위로 올려놓은 이유다.

삼익악기는 지난해 10월에는 '2010 상하이 국제악기박람회'에 대규모 전시부스를 설치하고 자사 제품의 기술력을 중국인들에게 홍보했다.

삼익악기는 2015년까지 중고가 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원범 중국 판매법인 전무는 "지난해 그랜드 피아노 150만대 돌파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중국악기 시장의 승패는 소비자의 니즈를 얼마나 파악하느냐에 달려있는 만큼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에 이어 마빈스(MAVINS, 멕시코·호주·베트남·인도네시아·나이지리아·남아프리카공화국) 시장 공략도 준비 중이다.

마빈스는 넓은 영토와 높은 인구 증가율,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다. 마빈스의 인구는 지난해 6억6200만명에서 2030년 8억1000만명, 2050년 9억300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힘입어 경제 규모도 2009년 미국의 31% 수준에서 2020년 54%, 2050년 244%로 높아질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철저한 현지화를 위한 현지인 채용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다. 현지 문화와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현지법인에 접목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김준형 삼익악기 해외영업팀 이사는 "브릭스 시장에 이어 마빈스가 세계 경제성장을 주도할 주요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경제적 규모가 커진 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만큼 꾸준히 관심을 갖고 시장 개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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